모든 골목의 끝에, 첼시 호텔 문학동네 청소년 76
조우리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골목의 끝에, 첼시 호텔 <도서 제공>

락영의 아버지는 후미진 골목에서 오랫동안 첼시호텔을 운영해 왔다. 뉴욕 맨해튼의 유명한 그 첼시호텔을 모티브로 한 이곳은, 가난한 예술가들의 안식처이자 도피처이다. 낡은 만큼 간판의 글자조차 깜빡거리고, 몇 글자는 아예 켜지지 않기도 한다. 락영이 태어나기 전부터 운영하던 탓에 단골손님들은 락영의 성장과정을 다 보아왔다. 그래서 락영을 귀여워하지만, 락영은 영 못마땅해한다.
아버지와 달리 성실한 낮의 일을 하는 엄마와 같은 삶을 꿈꾼다. 적어도 남들처럼 9시 출근해서 6시 퇴근을 말이다. 그러기 위해 성실함으로 자라왔다. 성적 관리에 힘쓰고, 반장을 맡으며 모범생의 삶을 산다. 그러다 지유와 도영을 만나며 일탈 아닌 일탈을 경험하게 된다. ‘어부’를 찾기 위한 동맹이 성립되었다. 처음으로 수업시간에 운동장에서 수다를 떨어보고, 공부가 아닌 것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나이를 떠나 모두 각자의 길을 걷는다. 한없이 가라앉기도 하고, 그런 나를 숨기고자 과장되게 밝게 행동하기도 한다. 온전한 나를 찾을 수 있는 공간, 그곳이 바로 첼시호텔이었다. 각자의 첼시호텔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마지막 말처럼, 정말 모두가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