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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나 아티스트
알카 조시 지음, 정연희 옮김 / 청미래 / 2022년 10월
평점 :
표지부터 예쁘고 화려해서 이목을 끌었던 알카조시의 소설, 헤나 아티스트.
제목에 적었듯, 이 이야기는 해방을 갓 맞이한 1950년대 인도에서 개인의 독립을 꿈꾸었던 한 여성 헤나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확히는, 헤나 아티스트와 그 가족, 주변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혼란했던 시대 상황 속에서 다양한 꿈과 가치관들이 충돌하고 조화를 이루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도는 10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아야 했다.
우리나라는 그보다는 훨씬 짧은 기간동안 일본의 지배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당시의 아픔과 상처는 여전히 고스란히 남아 후대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독립 이후에 전쟁과 여러 혹독한 현대사 사건을 겪어야 했던 것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아는 일이다.
인도 역시 긴 식민지 시배를 거치고 나서 독립을 맞이했지만, 그 이후 국내외로 많은 혼란을 겪어야만 했다.
"독립이 모든 것을 바꾸었지만, 아무 것도 바꾸지 않았다"는 말은 그런 것에서 기인했을 것이다.
주인공인 헤나 아티스트 락슈미는 남편의 폭력을 피해서 도망쳐서 아그라를 거쳐 핑크시티로 불리는 자이푸르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예술적인 헤나를 그리며 상류층 부인들의 신뢰와 애정을 얻게 된다.
하지만 그런 락슈미를 뒤쫓아 온 전남편과 그 존재조차 몰랐던 여동생이 있다.
그러면서 락슈미가 겪게 되는 혼란들이 나오는데, 특히 여동생과 락슈미 간의 충돌과 혼란이 흥미진진하게 느껴졌다.
과거에서 현대로 나아가는 과도기적인 인물인 락슈미는 여동생에게 여성교육 등 자신이 받지 못했던 현대식 문물을 향유하게 해 주려 노력하지만, 여동생은 그런 락슈미의 뜻에 따라주지 않는다. 여동생이 단순히 구시대적인 인물이라서가 아니다. '다양한' 가치관을 함께 갖고 있는 인물이라서 그렇다. 독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락슈미보다 어떤 면에서는 훨씬 더 주체적으로 보일 때도 있었다.
이런 인물들의 다양성, 주제의 다층성이 이 책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인 것 같다.
갓 독립을 맞은 혼란한 사회에서 개인의 독립은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특히 여성의 독립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이 담긴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만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