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봄 - 정신과 의사의 일상 사유 심리학
김건종 지음 / 포르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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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돌보고 치료하는 직업인 정신과 의사 분들에 대해 가끔 생각한 적이 있다. 특히 몸의 고통만큼 마음의 고통이 많아지는 현대사회에서는, 정말 꼭 더더욱 우리 사회에 필요한 분들일 것이다.

<바라;봄>의 작가는 고향인 바닷가 마을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이다. 책은 '골목', '그냥'과 같은 단어나 짧은 문장들이 목차로 구성되어 있고, 그러한 단어들과 관련된 작가의 사유들이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깊은 사유와 통찰력에 대해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특히, '돌아본다는 것'과 관련하여, 오르페우스 신화나 설화 또는 성경 속 이야기에서 돌아보지 말라는 금기를 깨고 돌아보는 행위를 하여 파멸을 맞이한 캐릭터들에 대한 재해석이 흥미로웠다.

돌아보기 금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는 교훈은 사실, 과거를 돌아보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뒤를 잊지 말고 돌아보라는 것. 오르페우스가 만일 에우리디케를 돌아보지 않았다면, 그 생명은 구했더라도 사랑은 잃었을 것이란 추측이었다. 어쩌면 '삶과 사랑의 끝은 상실'이라는 진실을 담고 있는 것 같다는 부분에서 마음에 울림이 일어났다. 최근 본 뮤지컬 <하데스타운>도 생각이 나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장 공감되었던 부분은, 나처럼 작가 역시 '그냥' 가만히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는 부분이었다. doing도 중요하지만, 그냥 존재할 수 있는(being) 능력 역시 능력이며, 내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들을 넘어, 사람 자체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정신과 의사의 사유를 풀어낸 <바라;봄>. 주말 오후에 많은 위로를 준 책이었다.

[출판사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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