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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심리학 - 심리학이 파놓은 치명적인 함정 9가지
스즈키 고타로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늘 그랬다. 간혹 가다 읽을 기회가 있는 심리학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 우선은 자신을 대입시켜 생각해보고 지난 일들의 상황을 끌어다 놓고 생각하기도 했다는 말이다.
심리학이란 단어만으로도 얼마나 심적 위안을 가져다 주는 학문인가. 누군가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 듯이, 누군가 내 행동을 보고 내 마음을 이해해주기라도 하는 듯이 심리학 관련 책들을 읽을때면 이상스레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했고 때로는 나쁜마음을 품고 있다가 들킨것 처럼 민망하기도 했었던 것 같다.
인간의 두 얼굴이란 티비 다큐를 보면서도 그것이 심리학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들임을 알았을때 또한 얼마나 신기하기까지 했었는지 말이다.
스즈키 고타로의 이 무서운 심리학은 진실로 여겨지는 심리학의 이론과 실험들을 하나씩 들추어 가며 실험과 검증을 통해 그 심리학적 견해와 이론들을 말 그대로 꼬집고 뒤집어서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이런 것들 까지 심리학의 영역이구나 하고 새로이 알게된 부분이 없지 않았던 2장의 시릴버트의 자료조작 사건 (일란성 쌍둥이를 둘러싼 기상천외한 속임수), 4장의 왓슨과 리틀 앨버트 실험 (공포 조건부여와 심리학계를 뒤흔든 왓슨의 행동주의 육아서), 6장의 플라나리아 전기충격실험 (기억물질과 제임스 맥코넬을 둘러싼 사건), 7장의 늑대소녀는 없었다 (아마라와 카마라의 날조된 이야기) ,8장의 삼색 무지개인가, 일곱 색깔 무지개인가 (언어ㆍ문화상대가설을 둘러싼 첨예한 문제) 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는 그 이론들을 검증하는 실험의 과정이 놀라울 정도로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세상에 이런것을 연구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아주 단순하고 어리석은 물음이 생기기까지 했다.
저자가 소개하는 아홉가지의 심리학의 이론과 실험들에 관한 저자의 목소리는 각 장의 사이 사이마다 배여있어서 읽는 동안에 마치 신화처럼 굳어진 심리학의 실체에 대해 둔한 머리를 굴려 조금 더 생각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심리학처럼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동시에 치명적인 신뢰의 오류를 범하게도 되는 구조를 가진듯 하다.
언젠가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던 친구를 만나면 늘 궁금한 것이 많아 이런 저런 것들을 물어보며 신기해했던 기억도 새삼 떠오르고 혹여 이 친구가 나를 심리학의 대상으로 보는건 아닐까 하는 실소가 나오는 걱정을 잠시 했던 기억이 다시 살아왔다.
책을 읽으며 마치 저자가 큰 대바구니에 담긴 심리학을 와르르 쏟아붓고는 하나 하나 집어 들고는 그 속까지 탁탁 털어가며 보여주는 모습이 상상이 되어서 혼자 키득 거리는 순간들이 많았을 만큼 그저 나를 이해하고 이해하게 도와주는 심리학 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던질 계기도 된듯하여 한편으론 기쁜 마음이 든다.
무서운 심리학이 가져다준 꼭 무섭게만 느껴지지 않는 무서운 심리학의 이면들을 들여다보고 생각하는 기회가 된 듯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