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ellion 반역
이소영 지음 / 일송북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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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영어로 된 책을 들고서 헉 하는 숨막힘이 먼저 다가왔고 대체 열여섯 소녀가 6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소설을 영문으로 완성하기가 가능한 일인가 하는 의문과 시샘이 다음으로 마음을 가르고 지나갔다.
고대 고대 로마 스파르타 쿠스 전쟁을 배경으로 팩션을 가미하여 어린 작가만의 상상력과 창조력으로 귀족 옥타비우스와 노예 검투사 스파르타쿠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물론 짧은 영어읽기와 부족한 이해력으로 책장을 넘기는 손이 한가한 날이 허다했지만 평소 게을리 하던 영어 공부와 영한사전을 찾아가며 읽어야 했다.

 

대체 이 열여섯 작가는 나를 어디까지 시험하는 것인가.

한페이지를 읽었는데 당최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해 부족한 영어 실력을 탓하며 대강 문맥만 이해하고 넘어가자며 스스로를 달래고 위로할 수 밖에 없었다.

어려서부터 영어 원문으로된 역사책을 읽던 작가가 의도한 반에 반도 소화해내지 못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책소개에 언급된 옥타비우스와 스파르타쿠스의 우정과 갈등, 반란을 진압하는 옥타비우스의 갈등을 기준으로 삼지 않을 수가 없었고 이런 맥락 위에서야 그들의 이야기를 영어로 읽어내는 것이 가능했기때문이다.

 

고대 로마의 이야기는 언제나 신비하고 그저 먼나라 그것도 아주 오래전의 일이기에 (기원전 70년경) 당시를 상상하기도 힘들뿐더러 그 당시 그들의 이야기가 생활속에서 피부로 닿아지는 것이 아니기에 심심한 상상력과 눈꼽만큼도 찾을 수 없는 상상력을 지닌 사람이야 작가의 그 이야기들의 맥락이라도 잡고자, 아니 옷자락 잡고 뒤따라 가는 것조차 버거우면서도 오히려 감사했다면 말 다한 것일지도 모른다. 극히 나의 경우에는 말이다.

 

옥타비우스와 스파르타쿠스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들을 상상하고 그려내기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너무도 친숙한 영화들을 통해 검투사들의 모습이 이미 선행 학습된 영향도 있을것이고 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표현해내는 그들의 모습은 굳이 영어로 된 글을 읽고 영어로 생각하지 못하고 영어로 그들을 그려내지 못할지라도 머릿속에서는 그들은 역동적인 움직임을 그려내는 것에는 무리가 없다. 과연 글이 전해지는 머릿속은 온통 그들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내고 있었기 때문일것이다.

 

작가는 노예검투사 스파르타쿠스의 이야기를 통해 과연 무엇을 전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사실과 팩션의 경계를 허물고 그 안을 유유히 왕래하면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선택 할 권리를 얻지못한 노예들, 스파르타쿠스의 이야기로 소외받고 역사에서 마저 뒤안으로 퇴장해야했던 그들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잇는것은 아닐까.

한없이 빈천하기만한 영어 독해실력을 탓하며, 내가 읽고 내가 느낀것은 과연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만 제대로 된 것이고 수없이 페이지를 넘기며 읽은 그 꼬부랑 글씨들 속에서 과연 제대로 이해한것은 얼마나 될까 하는 부끄러움과 자조가 함께 들지만 전 연령층이 읽기에 무리가 없다는 소개말이 영어 실력보다는 스파르타쿠스를 기억하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열여섯 영재소녀의 이 소설을 아마도 한번은 제대로 다시 읽어보야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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