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죽었다 담쟁이 문고
박영희 지음 / 실천문학사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차암......

제목이 마음이 아리기만 하여 어김없이 으레 그분이 떠올랐다.

책장을 넘기기 전 까지는, 책 소개를 읽기 전 까지는 이렇게나 자극적이고 마음 아리는 제목이 어떤 소설일까 짐작 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이야기는 지금으로 부터 30년 전 서울 신설동 신문 보급소와 배달을 하던 배달 청년- 달배들의 일상과 당시의 시대 상황들을 생생히히 묘사하고 있다.

달배로 불리우는 기존의 잣대로 보자면 불우한 청소년들, 그들의 성장하는 자아와 새벽시간 늘 같은 시간에 신문을 돌리는 달배들의 새벽을 뛰는 모습들, 당시 신물을 장식하던 유신시대의 암울하고 서글픈 현실을 작가의 경험임이 분명한 이야기로 스케치되어 책장을 넘기면서 장면 장면들이 하나씩 채색되는 느낌이었다.

 

예전 시골동내에 살던 어린 시절엔 신문을 보는 집이 우리집 뿐이었고 신문은 10원짜리 우표를 붙이고 우체부아저씨가 우편물과 함께 배달해주었고 우표는 해가 갈수록 20원, 30원...짜리로 바뀌었던 기억이있다.

그 시절 신문은 한자가 많고 읽기가 어려워 그저 놀이감이나 여름 과일 수확철을 위해 존재하는 줄로만 알았었다.

간혹 수금하러 어떤 아저씨가 다녀가고 여름이면 가는 길에 복숭아를 한바구니 안겨 보내던 부모님의 모습도 기억에 선명하다.

그렇게 신문은 가까이 있었음에도 배달해주는 달배를 본적이 없으니 모든 신문은 우편으로 오는줄로만 알았던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좀 웃기기까지한 상황이 아니었나 싶다.

촌구석에 한 집을 위해 우편으로 신문을 보내주던 그 보급소는 어떤 생각으로 빠지지 않고 신문을 보내줬을까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아련하면서 따뜻해져 온다.

 

이야기 속의 우리의 달배들은 숙소생활을 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하기도 하고 대입을 위해 공부하는 등 나름의 어려운 사정이 있는 아이들이다.  개성이 강한 아이들이 모여 있는 신문 보급소 숙소에는  긴급조치와 부마항쟁,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등 시대 상황이 달배들의 일상과 맞닿아 진정 시대 상황 속에 힘없는 개인, 시대가 지나는 회오리 속에서 결코 벗어나 있지 않은 삶등을 이야기 한다.

달배들 중 수형의 눈으로 전개 되는 이야기는 수형의 귀여운 로맨스가 자연스레 흐름을 타고 있어 성장하는 그들을 보는 흐무함을 느끼는 동시에 작은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힘없고 빽없고 가난하기 까지한 달배들이 겪는 그 시대는 작가 박영희의 경험담에서 우러나왔을 것이다.

각각의 개성만큼 포즈도 다양하게 사진 속에 있는 달배들의 모습 중에 초록색 츄리닝(30년 전이니 무조건 향수를 느끼는 단어로 선별하여) 을 입은 이가 아마도 수형이- 작가일것이다.

달배들이 겪은 유신시대와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은 어떤 식으로든 그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노무현 대통령님과 김대중 대통령님의 서거를 겪으며 마음과 결심이 달라지는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책을 읽는 중에 김대중 대통령님의 서거 소식이 전해졌다.

말로는 표현할 길이 없는 헛헛한 마음에 책 표지의 제목에 오랫동안 눈길이 머물렀다.

 

글을 씀에 있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우선으로 여긴다는 작가의 말 처럼 어느 낮은곳 소외당하는 이웃들의 목소리와 모습을 작가의 눈으로 표현으로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아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책, 대통령이 죽었다의 달배들을 생생하게 그려낸 박영희 작가의 다른 작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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