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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게임 2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스페인 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 전세계 독자를 매혹시킨 소설이라한다.
과연 그 광고성 짙은 문구가 거짓이 아니었음을 깨닫는것은 책을 몇장 읽지 않고서도 충분히 전해진다.
1920~30년대의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무대로 펼쳐지는 천사의 게임은 읽기전에는 그 마법같은 매력을 감히 짐작할 수 없으리라 단언한다.
세계 많은 독자들을 열광케한 작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에 대해 아는것이 없으니 이것은 빈천한 독서량과 책 편식에 빠진 가난한 나의 독서때문임이 틀림없다.
우선 처음 몇장을 읽으며 또 1권이 4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책장을 넘기며 ' 이 소설을 스페인어로 된 원서로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한글로 옮겨진 소설을 읽는것 보다 진한 매력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내 조촐한 외국언어 실력에 개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심이 많이 들어간 말이지만 4부로 나뉘어진 책의 1부 정도만을 읽고 '아.. 이 작가 천재구나. 번역되어 만들어진 책에도 이런 호흡과 시각적인 이미지가 형성되는구나' 하는 감탄을 연발 할 수 밖에 없었다.
스토리가 중점적으로 전개되는 소설에는 문장이나 문체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듯 매력을 느낄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있었는데 도대체 이 작가의 소설은 한문장 한문장이 따로 노트에 적어두고 때때로 꺼내보고 싶을 만큼 인상깊고 멋있다.
주인공인 다비드 마르틴을 중심 축으로 그 주위의 인물들의 이야기와 심리가 그려지는데 탑의 집에서 이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의 영혼과 마음을 뒤흔들고 바꾸는 책을 써내야만 하고 이것의 댓가로 그의 인생을 담보잡히게 된다.
탑의 집의 미스터리함과 주변인물들의 허를 찌르른 반전, 오롯이 다비드의 눈으로 다비드의 심정으로 전개되는 상황 정도로 이해하다 그것이 뒤집힐 때의 짜릿함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 의문에 의문을 가지게 되는 얽히고 설킨 이야기.
1920~30년대의 바르셀로나, 그 거리의 어둠과 서늘함 위에 사랑하는 여인의 운명과 배신, 그를 책의 세계로 이끌어주었던 셈페레 서점의 셈페레 부자, 천사인지 악마인지 분간할 수도 존재에 대한 의문만 가지게되는 코렐리, 셈페레의 손에 이끌려 가게된 [잊힌 책들의 묘지], 탑의 집에서 벌어진 의문의 죽음과 미스터리한 인물들등은 작가가 천사의 게임에 독자가 참가하기를 바란다는 바람처럼 어느샌가 나는 이야기의 일부가 되어 눈으로 읽히는 소설을 화면처럼 생생히 머릿속에 그려낼 수있었다.
객관적이지 못하고 사심만 잔뜩 들어간 말이라 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천사의 게임은 너무 매력적이고 매혹적인 소설이다.
과연 사람과 운명. 사랑, 살인, 욕망, 고통, 종교, 미스터리 등의 철학적이고 형이상학 적인 이야기들이 눈앞에서 생생히 그려진다면, 그런 소설을 읽는 다면 당신은 어떻겠는가. 한문장 한문장을 감탄스러운 마음으로 읽히는 이 작품에 별이 100개쯤 주어진다면 100개를 다 주고 싶은 마음인것을.
때로 오래전에 읽은 책을 떠올릴때 마치 한편의 영화나 드라마처럼 구체적인 이미지로 기억되는 책이 있다.
지금껏 머릿속에서 살아나던 그 어떤 이미지 보다 천사의 게임은 잘 알지도 가본적도 없는 바르셀로나 거리와 마르틴,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잊힌 책들의 묘지 까지 생생한 이미지로 각인될것이다.
유려하고 매혹적인 글 속에서 곳곳에서 작가의 재치와 유머, 풍부한 상상력과 창조력을 보이는것도 또한 매력이었다.
내게 절대적으로 매혹적인 이 소설의 써머리를 하는 따위의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겠다는 마음은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날때 허물어질런지, 과연 그렇게 될것인지 하는 생각이 들만큼 아직 천사의 게임의 여운은 계속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