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쇼지 유키야 지음, 김난주 옮김 / 개여울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모닝 MOURNING 에서 모닝MORNING 까지.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개인적인 느낌은 "굉장히 신선하다"쯤으로 함축된 짧은 한문장으로 대답할 것같다.

대학시절을 비좁은 집에서 함께 생활한 다섯 친구 다이,히토시, 준페이, 와료, 신고

젊고 늘 새로움의 연속이었던 푸른 청춘의 시절을 한참이나 지난 어느 여름날, 다섯친구 중 신고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남은 네 친구들이 신고의 장례식에서 모이게 된다.

장례식이 끝났다. 로 시작되는 소설의 시작 .

먼길을 돌아가야 하는 친구들 앞에 자살을 할것이라는 준페이의 폭탄 선언으로 나머지 세친구들은 당황한다. 결국 준페이의 자살을 말리기 위한 방책으로 그들은 긴 시간동안을 드라이브를 하면서 그들만의 추억이 그들의 입으로, 생각으로 하나둘 해묵은 껍질을 깨고 그들과 마주하게 된다.

상복으로 입은 검은 양복을 입은 네 남자의 긴 시간동안의 드라이브, 그들의 추억과 기억은 세월을 입은 모양으로 신고를 추억하고 젊은 날의 기억을 추억한다.

 

명목상 준페이의 자살을 막기위한 드라이브였다.

다섯 손가락중 다른 네 손가락을 다 쓰다듬어 줄 수 있는 엄지 손가락 처럼 세심한 배려와 신중함 따뜻함으로 그들 곁에 있었던 신고를 추억하고 신고와 그들의 추억을 떠올리며 어느새 그들은 행복했고 반짝 반짝 빛이나던 아련한 시절을 그리워하고 그 속으로 젖어들게 된다.

상복(모닝)을 입고 바닷가에서 모닝을 함께 맞으며 담배에 불을 붙여 모래에 꽂는 것으로 그들의 긴 드라이브의 마침과  신고와의 작별을 고한다.

 

일본 소설을 다양하게 읽어본 편이 아니어서 작가의 이름은 낯설었었다. 물론 옮긴이 김난주 라는 이름에서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에서 많이 보았던 그의 이름이 보여 퍽이나 반갑기도 했었다.

김난주의 손을 거쳐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들이 우리말로 변해서 읽혔기 때문에 한편으론 내가 좋아하며 읽는 것들이 에쿠니의 작품인지 김난주의 작품인지 헷갈릴 정도로 김난주 옮김 이라는 글자는 깊은 신뢰감을 주는것도 사실이다.

쇼지 유키아의 과거와 현재, 생각과 생각 ,추억과 기억을 오고가고 넘나드는 모닝은 신선하고 매우 매력적이다.작가의 상상력과 섬세한 표현들은 흡인력이 상당하여 일정한 호흡으로 읽을 수 있었다.

 

푸른 청춘이, 젊음이

시간을 입고 세월을 입고 추억과 기억들은 잊혀진듯 하기만 하다. 그러나 오래된 사진첩의 사진처럼 빛이 바래진 채로 차곡차곡 가슴에 쌓여있음을 깨닫는 순간이 있다.

오래된 사진첩을 넘겨볼때 처럼 아련하고 그윽한 마음처럼,  색이 바래고 어느 귀퉁이 찢겨나간 자리가 있더라도 세월을 입은 기억과 추억들은 볼때마다 그리움을 불러오고 입가의 따뜻한 미소를 남길것이다.

한편의 로드무비를 본 듯한 기분이 든다.

모닝은 그들의 푸른 청춘의 기억과 추억을 더듬는 한편의 로드 노벨이며, 과거의 흔적에 바치는 한편의 레퀴엠이라는 옮긴이의 말을 가만 가만 되씹어 본다.

빛바랜 사진처럼 엄연히 존재했던 내 그 날들의 추억을 떠올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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