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슬기 맑힘이다 사이의 사무침 1
구연상 지음 / 채륜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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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친구와 한가했던 시간에 했던 일을 이야기 하던 중에 그 친구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자신은 어릴때 부터 철학적인 생각을 많이 했었다는 다소 정의내리기 쉽지 않은 말이었다.

철학적인 생각이 어떤 생각이냐고 물을 기회가 없이 대화는 거기에서 끊어지고 말았는데, 대체 철학적인 생각은 어떤 생각을 말하는 거지?하는 궁금증이 꽤나 오래갔던 걸로 기억한다.

철학가, 사상가들의 사상이나 철학, 삶이란 어떤 것이며 어떻게 살고 어찌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는 말인지 자신의 생활이 철학의 한 면에 맞대어 놓고 생각을 했다는 말인지 당최 철학이란 범접하기 힘든 단어를 놓고 생각을 하자니 생각은 더 나아갈수가 없었다.

중고등학교의 학창시절이나 대학에서 까지 교양과목으로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배웠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삶 속의 철학은 사상가들의 생각이요, 사상이자 말그대로 형이상학의 철학으로만 머물러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 니체, 칸트, 공자, 맹자.......등등등 많은 철학가들과 사상을 배웠어도 그것이 나 자신의 삶과 생각에서는 어떻게도 날개를 펴지 못한채 단지 철학 이라는 두 두단어 만으로 정립되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철학이라는 두 음절이 지니는 의미는 차원이 다른 사고의 틀이라는 고정관념 속에서 머물러 있었으니 삶 속에서 철학적인 면을 찾을래야 찾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제목부터가 상큼한 슬기 맑힘이라 어렵고 멀기만 하던 철학과 삶속의 슬기 맑힘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두번의 강의를 담은 책은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첫번째 강의는 슬기 맑힘과 악이란 제목아래에 철학이 삶속에서 어떤 모양으로 존재하며 어떻게 이해되는지 이야기 하고 있다.

철학이라는 번역어에서 벗어나 슬기란 저마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살아낼 줄 아는 앎이나 힘이라 표현한다.

이 슬기는 모두에게 보다 나은 삶(고루두루 잘 사는 삶) 이자 고루 두루를 제대로 깨닫기 위해 고루두루 살필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하고 이런 마음을 얻기위해 저마다 스스로 제 마음을 끊임없이 맑혀 나간다는 뜻의 슬기 맑힘이라는 말이 철학이라는 막연히 어려운 낱말 철학을 대신한다.

철학의 문제를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서 이야기 하는 데, 슬기 맑힘은 선과 악, 좋음과 나쁨,정치인, 민중과 세금, 광우병 등등의 과거로 부터 이어져온 일들과 현재 당면한 삶 속에서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맑힘이 저마다에게 필요한 슬기를 찾을 수 있도록 시야를 터주는 궁극적인 목적을 가지는 일이며, 최근의 촛불문화제나 광우병등의 사례로 슬기를 맑힌다는 것이 이렇게 삶속에서도 가까이 느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이라는 말이 가지지 못한 친근함을 슬기 맑힘이라는 말이 삶속의 철학을 끌어당기는 역할을 해준다.

내용중에 민중과 수사학적 지중에 대한 이야기는 두번째 강의 인 개인의 유래로 이어지는데 인디비듀얼(individul)을 개인이라는 낱말대신 못- 나누미로 설명하고 있다.

독립주체로 자유로운 못나누미라는 말은 자유라는 근본 의미를 가지며, 자유로운 독립의 중심에서  개인적인 못 나누미에서 한정되지 않고 서로의 우리가 함께 나누는 함께 나누미야 말로 평화와 지혜를 가져온다는 쉽고 명료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는 고개가 끄덕여지고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으나 그간에 슬기를 맑히는 일이 얼마나 나에게서 뿌리 내리지 못한것도 깨달을 수 있었다.

철학이 단지 철학적 사고나 사상이 아닌 삶의 슬기를 맑히는 일이라는 삶속에서 가지는 넓은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언제라도 어느 한페이지를 펼쳐두고 읽다보면 슬기 맑힘을 다시금 일깨워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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