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의 The Boss - 쿨한 동행
구본형 지음 / 살림Biz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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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동행.

과연 상사와의 어떤 동행이 쿨한 동행일까, 지난 시간들 동안 나와 그들 간의 동행이 쿨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나는 책임지기를 두려워 하고 언제나 핑계거리를 찾아 무엇때문에 내가 그 일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고, 그 누군가 때문에 그리 할 수 밖에 없었다 며 책임을 회피하고 나 아닌 다른 데서 원인을 따져묻고 책임을 지우려 했다. 심히 부끄러운 말이지만 지난 시간을 돌아보건데 단연 그러했던것 같다.

상사와의 관계는 늘 힘들었고 어려웠으며, 나는 그들을 이해하려고 하거나 자신을 변화시켜야 하는 이유를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

 

아르바이트가 아닌 처음 직장에 발을 내딛었을 때,

돌이켜보면 인간적으로 참 도움을 많이 주고자 했던 상사를 만났었다.

그는 내 상황을 이해시켜주려 애썼고 업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버벅거릴때 마다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럼에도 어리석은 나는 그의 도움을 당연시 했는지도 모르겠다.

상사는 언제나 질책에 앞서 서포트 해주는 사람이라 생각한 것일지도.

첫 상사의 당연하게 받아들인 친절과 호의는 길지 않았다.

지금에서 생각하면 그 상사는 인간적으로는 따뜻한 사람이었으나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조직에서는 탐탁치 않았던것이다.

그 후의 다음 상사는 늘 나를 다그치고 끊임없이 비교했으며 직원들 앞에서 심한 모욕을 주기도 했다. 어리고 어리석고 뭘 잘 몰랐던 나는 끊임없이 대들었던것 같다.

그는 분명 나쁜 상사였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서 과감히 추진하는 능력과 실패했을 때 쿨하게 인정하는 배짱을 보지 못했고 결국 나는 그를 미워만 했다.

나쁜 상사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는 것, 문제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채 성질만 더럽다는 인상을 남긴 것, 나쁜 상사와 화해하는 법을 몰랐던 것.

어쩌면 내 첫 직장생활은 상사와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보다 먼저 나 자신을 다스릴 줄 몰랐기에 실패로 끝나고 말았는지도 모르겠다.

 

쿨한 동행은 상사를 이해하는 데 조언을 해준다. 나쁜 상사이나 그에게 배울점을 찾아 내는 방법과 상사가 내게 열광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상사와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단지 인간적으로 싫다 라는 차원을 벗어나 발전적으로 재 해석하지 못했고, 못하는 지난 날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나쁜 상사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는 것, 그리고 상사와의 나빠진 관계를 회복하는 법을 읽으며 어리석에도 한참 어리석은 직장인이었다는 것이 허탈했다.

책을 읽으면서는 그래, 이거야, 이렇게 할 걸, 그때 이런 생각을 좀 할 순 없었나 하는 후회어린 혼잣말이 배어나왔다.

지나고 나서 후회하고 또 현재를 지나면서 나중에 후회하는 말을 내뱉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각의 물꼬는 한번 틔워 놓았다는데 약간의 안도감을 느낀다.

 

리더는 스스로를 주도하는 사람이다.

 

앞으로 또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사와 나의 관계에 대한 해답을 책을 읽으며 찾았다.

그것은,

"어쩌다 우연히 만나게 된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로 끝내지 말고 정성과 능력을 다해 상사가 공을 세우게 진력하라. 상사에게 가장 믿음직한 조력자로 남아라. 그 사람의 가장 훌륭한 인물로 헌신하라. 그러면 그의 지원과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조은 상사를 가려 섬기고, 정성을 다하고 재주를 다하여 그 사람을 빛내게 하라."p294

 

힘있고 확신에 찬 저자 구본형의 상사와 나의 쿨한 동행에  관한 책은 알고 있으나 한번도 시도 하지 않았던 상사와의 쿨한 동행을, 잠만 자고 있던 스스로를 주도하는 리더십을, 가슴속에서 꺼내 한장 한장 넘겨 볼 수 있게 만든다.

 

항상 어리석은 사람인 나는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하는 스스로 자책하는 마음이 더 큰것도 사실이나나 아직도 늦지 않았음을,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책인듯 하다.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지난 부끄럽고 못난 모습이 생각나고 끊임없이 새로운 다짐을 했다.

뿌리 약한 믿음이나마 앞으로 잘 해낼 거라는 확신을  머릿속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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