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추파춥스 키드
최옥정 지음 / 문학의문학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안녕-반가워(오랜만이야)

안녕- 잘 있어.

안녕-잘 지내니?

안녕- 잘가.

안녕- 추파춥스 키드

 

안녕이라는 단어 하나가 갖는 몇가지 의미를 생각해 본다.

잘있어와 잘 지내니? 그리고 잘가. 이별과 안부를 묻는 말로 쓰이는 안녕이라는 말은 짧은 단어지만 참 힘이 있다. 한마디의 말이 수많은 의미를 가지는 다양성을 엿볼수 있다.

 

스물 여섯의 희수와 대희의 우연한 만남은 많은 사람들이 작별의 안녕과 만남의 안녕을 말하는 버스 정류장에서 시작되었다.

우연한 만남은 또 우연한 끌림으로 우연한 사랑을 만들어낸다.

스물 여섯의 백수, 취업을 준비하는 희수는 현실의 막막함과 답답함을 느끼는 서울에 사는 일반인 즉 우리네 모습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재미교포 1.5세대인 대희와의 우연한 만남에서 출발하는 그들의 사랑.

어린시절 이방인이었던 대희는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추파춥스를 훔치는 과거를 안고 있다. 그의 과거와 서울에서 희수와 만난 현재의 대희에게서 희수는 경탄하고 매료된다.

대희에대한 마음이 커져가면 갈 수록 희수의 마음은 고통으로 가득차게되고 아무런 말없이 떠나버린 대희로 인해 희수는 오랫동안 마음의 방황을 하게된다.

 

쉽게 읽히는 소설 속의 대희와 희수의 이야기는 만남에서 시작되지만 결코 이별로 그 끝을 맺지않는다.

안녕이라는 말이 가지는 몇가지 의미를 되새겨 보며 작가의 말 중 한구절을 생각해 본다.

사소한 이야기를 엄청나게.

엄청난 이야기를 사소하게.

그렇다. 우연한 만남과 사랑 그리고 이별이라는 누구나 겪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 너와 나의 삶의 한부분을 장식하는 사랑얘기이고, 어쩌면 사소한 이야기 혹은 엄청난 이야기를 대희와 희수를 포함한 많지 않은 등장인물들을 통해 풀어나가는 작가의 힘이 보인다.

 

책장을 몇장 넘기다가 주인공들의 이름과 희수가 속한 인터넷 동호회 소사모(소심한 사람들의 모임) 의 닉네임 포카혼타스를 보고 사실 조금 놀랐다.

스물 여섯의 나는 스물일곱의 대희를 만났고 지난 어느 인터넷 게시판에서의 내 닉네임은 포카혼타스였다. 물론 우연일 뿐이고 억지로 꿰맞춘 내 중심의 사고일 뿐이지만 스물 여섯의 희수처럼 대희와 헤어졌던 오래전 그 시간들이 생각이 나 잠깐은 웃기도 했다가 잠깐은 우울해지기도 했다.

만남과 헤어짐이 책속에나 현실에나 별반 다르지 않음을 가슴 뜨끔하게 확인했다고나 할까.

 

책을 읽고 감상에 빠지게 되면 언제나 글은 개인적으로 흐른다.

안녕, 추파춥스키드는 스물여섯이었던 그때의 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지금은 말할 수 있을까. 안녕, 안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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