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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명숙의 선택 - 이프 여성경험총서 2
김신명숙 지음 / 이프(if)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언니가....
여성으로 오늘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주체자로서의 나와 사랑과 성, 외모, 결혼, 직업고민등을 가진 고민 상담자에게 사랑하는 언니의 따뜻한 위로와 힘을 주는 안아줌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책은 어떤 이들에겐 반감이 생기는 책이 될것이고 또 어떤 이들에겐 깊은 공감과 위로와 힘이 생길 것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반감과 공감의 경계에서 고민스러워 하는 책이 될 성 싶다.
며칠전 티비 예능오락 프로에서 남자 연예인들이 아내와 다툼.싸움 후에 화해를 청하는 자신의 방법에 대해 말하는것을 본적이 있는데 출연자중 한 사람이 자신은 싸움이 있은 후에 아무렇지 않게 더 일상적으로 아내에게 농담과 우스개를 던지면 스르륵 풀려지더라는 말 을 하는 것이었다. 출연자중 여자 출연자가 없는 이유에서 일까 다른 출연자들 모두 공감하며 자신들의 사례를 쏟아내며 꼭 그 방법이 화를 푸는 적절한 방법인양 말을 하는게 아닌가. 물론 그리 흐지부지 아무일 없듯이 넘어가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남자들이 모르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화가 풀어지고 마음이 풀어진것이라고 보여질 지 모르나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과 사과나 이해가 없다면 아내들의 마음 속에 이번에도 차곡 차곡 쌓인다는 것을 말이다.
당신은 얼렁 뚱땅 넘어가졌을지 모르나 내게는 결코 다 풀리지 않았기에 앙금처럼 남아 어느 순간에고 불쑥 튀어나와 다시 나를 분노에 휩싸이게 할지도 모른다는 그런 말이다.
이런 일례만 보더라도 부부싸움은 그날 밤에 잠자리로 푼다 하는 남자들의 어리석은 생각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을것이고, 평등을 비웃으며 다름과 차이는 인정하지 않는 그것들에 화가 남도 사실이다.
성차별을 겪지 않고 가정에서도 커왔고 별달리 사회에서도 느끼지 못한다는 여성들 또한 존재하니 오히려 뿌리 깊은 차별과 당연시 속에서 성차별을 당하고도 그것이 차별인지 깨닫지 못하게끔 악습과 인습 속에서 살고 있는것이 아닐까.
어린아들의 바지춤을 내리고 길거리나 식당 어디를 가리지 않고 보란듯이 자랑스럽고 사랑이 뚝뚝 떨어지는 눈으로 사내아이 소변을 보게 하는 엄마들을 무수히 많이 봐왔는데 그런 행동들이 어릴적 부터 남성 성기에 우월감을 느끼게 하고 마초증후군을 무의식 속에 심어주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그런 행동을 시키는것 역시 여성이라는것이기도 하겠다.
대중교통들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다리를 쫘악 벌리고 지나치게 당당한 얼굴로 앉은 남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자신들은 남자이고 남자이기 때문에 신체 구조상 다리를 벌릴 수 밖에 없다 라는 변명을 하면서, 이건 마치 자기들 다리 사이에 2.5톤짜리가 있는것도 아니면서 무슨 대단 한 것이 있기라도 한듯 무의식 속에서도 타인에게 불쾌와 불편을 안겨준다. 그러고 보자면 여자들은 다리를 모아 앉는 것이 여성다움의 상징이며 여성의 신체 구조 때문이란 말인가. 타인에게 불쾌와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함이며 인간으로서의 예의라는 것을 몰라서 그러는 것일까. 여성들도 다리 벌리고 아무렇게나 앉으면 당연히 편하다. 그러지 않는 것은 그것이 예의 이기 때문인것이다.
여성 페미니스트들이 비난 받는 이유중에 하나는 분명 잘못 된 것임에도 당연시 되어온 많은 것들을 같은 여성들이 외려 나대는 여자 잘난척 하는 여자로 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런 것들이 좋은게 좋은거지 하는 식으로 포기 하고 재고조차 하지 않는데서 기인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자신에 대해 주체적이고 능동적이며 자신을 존중하고 잘못된 일임에도 당연시 되어온 많은 것들에 포기 하지 않으며 극복해가는 것이 페미니즘이라면 과연 이것이 비단 여성만을 위한 것이며 잘난척 하는 여자란 비난을 받아야하는 것이란 말인가.
경계가 모호하고 구분이 명확 하지 않으며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고 정답이 없기때문에 페미니스트들이 폄하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런 경계들의 언저리를 지나고 있을 뿐 명확하지 않고 정답을 알지 못한다.
그런 중에 이 책은 그 경계를 구분지어주지도 명확히 해주지는 못했지만 지쳐 있는 마음이 아픈 여성들에게 위로는 될 수 있을 듯 하다.
힘내라. 당신은 소중하다. 당신의 외모에 자신감을 가져라. 스스로에 주체성을 가지고 능동적이며 포기 하지 말아라. 변하기 위해 노력해라. 당당해져라.자부심을 가져라. 권리를 알고 주장하라...(등등..)
는 식의 수없이 들어온 말들과 상투적인 권고가 아닐 수 없음에 아쉬움이 남는것도 사실이다.
책의 본문보다도 뒷부분의 32명의 페미니스트들의 생애와 업적을 읽는 중의 즐거움이 컸다. 세밀하지 못하다 미리 양해를 구하긴 했음에도 아쉬운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나도 고치고 너도 고치고 우리다 고치면 좋은 세상 오지 않겠느냐 이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