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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자들 - Dear 당신, 당신의 동료들
4인용 테이블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월
평점 :

꾸준히 일하며 자신을 정확히 바라보는 삶의 원칙과 태도를 추구하는 모든 여성들에게"
<일하는 여자들>은 2017년 초여름 퍼블리에서 디지털 콘텐츠로 발행되었다.
각 분야에서 성공한 여성들의 인터뷰를 묶은 형식이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디자인과 좋은 인터뷰의 조합이 돋보인다.
'4인용 테이블'은 장경진, 윤이나, 황효진, 정명희 4명의 작가들이 뭉친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 팀으로 '일하는 여자들'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비혼여성의 독립생활을 탐구한 무크지 <여성생활>을 발간하기도 했다.

브라는 은유다. 일하는 여자들은 안다.
브라를 착용할 때 느끼는 압박감과 브라를 해제할 때 느끼는 해방감을.
물론 해방감이 없는 밤도 숱하다.
브라를 차고 풀 때 겪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는 여성이기에 겪는 고충, 성장과 이어진다.
그 사적이고 공적인 순간을 여자와 일하는 모든 이에게 전한다.
브라를 풀 때의 해방감처럼 그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허울없이 털어낸다.
성공한 여성의 사례를 듣는 것이 같은 여성에게는 가장 중요하다는 '4인용 테이블'.
그런 사례를 찾다가 그들은 스스로 인터뷰어가 되어 11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아내었다.

배우전문기자 양은하, 영화감독 윤가은, 일러스트레이터 임진아, 아티스트 양자주, 작가 최지은, GQ 에디터 손기은, 공연연출가 이지나, 극작가 지이선, 기자.방송인 이지혜, 뉴프레스 공동대표 우해미, N잡러 홍진아의 인터뷰가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진행된다.
인터뷰의 끝에 인터뷰이들이 소중히 생각하는 오브젝트 스토리가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요즘 연극이나 뮤지컬을 종종 보는 것이 취미라 극작가 지이선씨의 인터뷰가 더욱 눈에 들어왔다.
2007년 연극 <모범생들>로 주목받은 이래 여러 작품을 통해 성소수자, 장애인, 폭력과 전쟁에 희생된 사람들의 처지를 그려온 극작가 지이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꿈꾼다"는 지이선씨의 인터뷰를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28살에 공모전에서 수상했지만 당시 '부적절한 관계여서' 이른 나이에 등단했다는 루머가 있었다고 한다.
수상이력이 없는 신인에다 여자이다 보니 약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기집애 냄새 난다"는 말이 듣기 싫어 머리를 짧게 자르기도 했단다.

김태형 연출과 많은 작업을 하며 좋은 작품을 만드는 지이선 극작가.
창작진 중에서도 김태형 연출과 지이선 극작가는 곧잘 부조리와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는 편이다.
같이 하는 작업에서는 성 평등 교육 프로그램을 해보자는 이야기도 했었다.
공연이 끝나고 의상을 수거하는 여자 크루에게 남배우가 너도 벗고 들어 오라하자 굉장히 화를 냈던 일화를 말하며 이런 일이 공연계에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최근 한 남배우의 잦은 여성스텝 성추행이 수면위로 끌어올려져 연극을 중도 하차한 일이 있었다.
그 배우가 출연한 연극은 사랑하던 사람들에게는 굉장한 충격이었다.
이 인터뷰를 읽으며 공연계가 얼마나 성폭력에 무뎌져 있고 수직적 구조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최근 인기가 많은 지이선 극작가의 작품 <더 헬멧- 룸스 Vol.1>은 하나의 테마가 공간과 입장에 따라 두가지로 나뉘는 독특한 형식이다. 여성을 중심에 둔 서사의 액션물과 젠더리스 공연을 하고싶었다는 그. 롤모델이나 멘토 같은 이름보다는 그냥 나 자신이고 싶다는 그를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현명하고 기민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감 있게 누군가를 보호하려 애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