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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비애] 카멜레온은 손바닥에 사랑을 한다 01
린 테쿠 지음 / 비애코믹스 / 2025년 2월
평점 :
농인 공과 청인 수, 둘 다 정신 건강하고 건전해요. 미리보기에서 자기 보청기 파란색이라고 자랑(?)하는 공이 인상깊어서 보게 됐는데 정말 꼬인 곳 없고 귀엽습니다. 둘 다 바른 사람들이라서 큰 갈등은 없으면서 서로 성장하는 건강한 관계를 보여줍니다. 감정선을 찬찬히 쌓으면서 서로를 아끼는 사이로, 성적인 묘사는 거의 없었던 점이 저는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L 없는 BL은 아니고 연애 이야기도 하고 12금 정도는 있으니까 성애적인 감정은 맞을 거예요. 그래도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19세가 아니어서 더 기분좋게 읽었습니다. 잔잔한 힐링물로 봐도 될 것 같아요. 뻔하지 않은 것도 좋았습니다(장애 이야기가 나오는 bl이 더 있다는데 저는 이 작품이 처음이라 다른 작품들은 어떤지 모르긴 합니다). 그리고 일본BL작품인데도 캐릭터들이 키가 작은 느낌이 없더라니, 책 끝 부분에 공수 프로필이 적혀있는데 공 187cm 수 175cm였어요...!
여기까지 스포일러 없이 좋았던 점 후기고, 스포를 최대한 안 쓰려고 했지만 아쉬웠던 점을 언급하면서 미세한 언급이 있을 수 있어서 엔터 치겠습니다!
소재가 좋고 작가님이 열심히 조사하고 공들여 그려낸 게 느껴지는데, 아쉬웠던 점은 감동을 받아야 하는 클라이맥스 장면이 제게는 오글거려서 집중이 안 됐던 점....인데 이건 취향차이가 있을 것 같네요.
또, 수 설정이 굳이 '표현력이 돋보여서 남들을 묻히게 하는 연기천재' 설정은 아니었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어와 성장 이야기만으로 가도 좋았을 것 같은데 연기 얘기가 끼어들 때마다 좀 산만해지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2권에서는 무대, 연기 이야기에도 비중이 생길 것 같은데 개인 취향으로 연기 얘기는 관심이 없어서 이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작화가 예쁜 듯 하면서도 어딜보는걸까 싶은 장면들이 많아서 얼굴 작화가 저는 조금 아쉬웠어요. 게다가 미리보기로도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었긴 해요 한 장면 삐끗인 줄 알았는데 종종 그렇게 나왔을 뿐... 그리고 얼굴 작화만 제 취향이 아니었다는 거지, 작가님이 손을 잘 그리셔서 좋았습니다. 수어가 낯선 독자인데도 정신산만하지 않고 어떤 동작인지 대강 보이게끔 그리셔서 내용 잘 따라갈 수 있었어요. 실제로 작가 후기에도 작가님이 손 열심히 그리셨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건강하고 예쁜 이야기고 연출도 아쉬웠던 부분보다 좋은 부분이 더 많았는데 이상하게 저한테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있어서 재탕할 것 같지는 않은.. 약간 아쉬움이 있는 작품이었어요. 근데 어디가 문제냐고 하면 또 애매해요.. 건강한 작품인 데다 작가님이 열심히 그린 게 느껴지기도 하고..
연출에서 아쉬웠던 점은 작위적이라는 느낌과 부자연스럽게 뚝뚝 끊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몇 번 받았다는 것인데, 주관적인 느낌이라 저만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손 묘사 뿐 아니라 글자 폰트로 표현한 연출도 좋았고, 농인인 공은 청인과 대화할 때는 소리가 아니라 입 모양을 보고 알아듣는데 수가 자연스럽게 대화하던 버릇대로 다른 쪽을 보고 말하니까 입 모양이 안 보여서 곤란해 하는 점이라든지, 폰트 색을 다르게 해서 공에게 소리가 안 들리는 점을 표현한 점 등은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엄청 취향은 아니었기에 대여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다음 권이 나오면 또 대여로 읽어보고 싶을 만큼은 괜찮았습니다. 1권 마무리에 2권 예고가 있어서 출간되었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타 플랫폼에는 2권이 정발 되었더라구요. 알라딘에 2권 들어오면 읽어볼 의향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