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제임스 - 문명의 한복판에서 만난 코스모폴리탄 클래식 클라우드 32
김사과 지음 / arte(아르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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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넷, 다섯 아마 여섯 번째 읽은 <클래식 클라우드>다. 나는 세 번 이상 읽은 시리즈는 좋아한다고 표현한다. 두 번째까지는 반신반의하며 읽을 수 있지만 세 번째부턴 애정이다. <클래식 클라우드>는 단연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출간을 예의주시하는 시리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읽은 책들 모두가 좋지는 않았다. 주제에 따라 필자가 다르기 때문에 편차가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계속 읽게 되는 건 기획의 힘이겠지. 문학(넓게는 예술을 포함한 인문)X여행이라니 주제인물을 좋아해서도, 알고 싶어서도 손이 갈 수밖에 없는 조합이다.


지금까지는 모두 주제인물에 대한 관심이 시작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 카뮈, 쇼팽, 헤세 등. 이번만은 시작이 독특하다. 헨리 제임스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다.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에서 익숙한 이름이니 유명한 작가겠지 짐작뿐이다. 저자인 김사과 역시 한 권쯤 읽어봄 직한데 아직 위시리스트에만 있고 읽어보지 못했다. 필치가 독특하다는 것만 어렴풋이 알고 있는 정도. 알지 못하지만 궁금한 작가 둘의 조합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처럼 헨리 제임스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클래식 클라우드>로 먼저 읽어보고 싶은 독자는 책 말미에 있는 ‘헨리 제임스 문학의 키워드’부터 읽는 것도 추천한다.


∣루브르의 압도적인 규모는, 아무리 많은 관광객을 쌓아 놓고 또 풀어 놓아도 그 광대함이 털끝 하나 손상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 소위 ‘모나리자 방’으로 알려진 전시실에서 엄청난 무리의 관람객들이 중앙에 놓인 다빈치의 조그마한 걸작을 둘러싸고 있다. 흥분한 얼굴로 스마트폰을 휘두르는 사람들에게서 도망쳐 방의 반대편으로 대피하자, 차가운 회색과 녹색으로 빚어진 거대한 그림이 보인다. p.86-87


<클래식 클라우드>는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전반적인 틀이 있다. 작가가 주제인물을 얼마나 애정하는지를 시작으로 주제인물의 중요한 장소를 여행하며 생애나 작품을 설명한다. 『헨리 제임스』 편 역시 큰 틀을 벗어나지 않아서 좋았다. 다른 책들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시니컬한 문체에서 느낄 수 있는 김사과 작가의 에세이적 특징이 도드라진다는 거다. 가끔은 그냥 김사과의 기행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곤 했는데 그게 좋았다. 지금은 김사과의 소설밖에 모르는데 기회가 된다면 따로 에세이도 읽어보고 싶다.


∣최대치의 냉혹함과 다정함을 동시에 겸비한 인간. 이것이 나의 헨리 제임스에 대한 인상이며, 내가 경험한 헨리 제임스다. 여기 그의 피에 흠뻑 젖은 다정함이 있다. p.186


헨리 제임스와는 첫 만남인지라 몇 번씩 놀라곤 했는데 이분 인생 자체가 마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보고 있는 듯하다. <미드나잇 인 파리>는 주인공이 가장 선망하는 1920년 대로 타임슬립 해 유명인들을 연달아 만나고 다니는 내용이다. 헨리 제임스는 영화에서 다루는 시대보다 앞서지만 영화 속 주인공이 헨리 제임스가 살았던 시대로 타임슬립 했다면 영화 속에 반드시 등장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유명인들과 교류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놀란 부분은 형이 실용주의 윌리엄 제임스라는 사실이었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20대 초반의 헨리 제임스는 위대한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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