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앞에 선 인간 - 중세의 위대한 유산, 철학과 종교의 첫 만남 역사의 시그니처 3
박승찬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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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부터 집대성한 철학 개론서에 중세 시기는 보통 '암흑기'로 표현되며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 정도 언급하는 게 보통이다. 표지에서 검은 바탕에 빛나는 형상은 암흑기라 표현하지만 그 안에서 사고하고 철학 한 빛나는 지성을 표현한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개론서에서만 접한 중세철학에 대한 이미지는 기승전'신'이었다. 무신론인 내겐 와닿지 않고 이성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신 앞에 선 인간』에는 종교의 탄생과 발전, 철학과 종교의 결합, 신학의 탄생이 담겨있다.  이 과정을 몸소 겪는 비교적 생소한 인물들을 접하면서 중세에 대한 편견이 어느 정도 사그라들었다. 중세 철학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성경의 모순을 논리적으로 해명하고자 했다. 설득이 되냐 안되냐를 떠나서 다양한 관점을 보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고대 그리스 시대는 다양한 신들을 모시며 철학이 태동하고 빛난 시기다. 많은 신과 지혜를 숭배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대 정신을 계승한 로마에서 초기 그리스도가 제창되었을 땐 박해받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새 역사는 그리스도교를 중심으로 흐리기 시작했다. 역사를 글로 배우는 우리들에겐 그 엄청난 변화가 '그리스도교의 유행'이라는 짤막한 문장으로 퉁쳐진다. 그 후로 2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종교는 서양을 받치고 있어 현재의 우리들에게도 영향이 지대하다.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깊게 찾아보지 않으면 그리스·로마 문화에서 그리스도교 문화로 넘어가는 과정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이을 수 없는 두 문화의 간극을 붙여준 건 플라톤이었다. 플라톤의 이데아 사상을 종교에 그대로 차용했다. 이미 플라톤을 시대의 스승으로 모시고 있던 로마 시민들에겐 최적의 접근방식이었다. 이걸 알게 되자 초기 그리스도교의 유행도, 서양 문화가 플라톤 철학의 주석이라는 수식어도 한방에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 플로티노스의 신플라톤주의와 오리게네스 파트에 그 과정이 담겨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다.


모든 면은 양면이다. 빛과 어둠. 선과 악. 이성의 암흑기로만 표현되던 중세가 종교철학 입장에선 빛과 같은 전성기였음을 깨달았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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