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 - 50주년 기념 에디션
린다 노클린 지음, 이주은 옮김 / 아트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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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대답을 잘하고 싶었고, 최근에는 질문을 잘 던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물론 둘 다 갈 길이 멀다.) 잘 묻고 잘 대답하면 된다 생각했는데, 린다 노클린은 한 가지를 더 추가한다. “질문 너머를 봐” 말에는 우리가 살아오며 만든 관습이 묻어있다. 익숙한 말이라 해도, 익숙함과 옳음은 다른 영역이기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으면 잘못 형성된 생각에 매몰된다.

대중들은 의례 예술가란 타고난 천재들이며, 어떠한 계기가 작용해 천부적인 재능이 발휘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술은 그렇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술은 자기 일관성의 언어로 만들어지는데, 이를 위해서는 오래도록 실험하는 과정을 거쳐 습득하고 탐구해야 한다. 학교 교육이나 도제식 교습, 독학을 비롯한 배움의 과정이 필수다. 이 점을 간과하면 왜 미술 분야에서 유독 백인, 중산층, 남성이 돋보이는지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이를테면 아들이 아버지의 뒤를 따르는 것이 정상처럼 여겨지던 시절, 위대하든 위대하지 않든 예술가 대다수에게 예술가 아버지가 있었다. 우리 사회의 제도적 구조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고, 그 제도에 소속된 인간에게 어떤 현실을 강요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페미니즘 미술사의 초석을 다진 책이자, 내 안에 새로운 시야를 제공한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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