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풍경
마틴 게이퍼드 지음, 김유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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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미술 전시회 가기를 망설인다. 반가운 이름을 듣고 알아보다가 진품이 아닌, 심지어 그림이 없는 전시회에 여러번 실망했기 때문이다.

미술은 이제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미술관을 찾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림만으로는 충분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유혹하기 위해 전시회는 포토존을 만들고 멋진 sns 업로드 이미지로 변모한다.

앤디 워홀이 그림을 공장에서 찍어냈을 때, 마르셀 뒤샹이 변기 앞에 <샘>이라고 제목을 붙였을 때 같은 저항감이 있었을까? 새로운 방식은 거부감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미술 전시만은 과거에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은 낡은 사고일 수도 있다.

마틴 게이퍼드는 기행(紀行)을 통해 더욱 적극적인 회귀의 방식을 강조한다. 직접 그 장소로 가서 내 눈으로 작품을 하나하나 보는 것. 어느 것도 그 이상의 방법이 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먼 훗날에는 이 또한 미술을 보는 희귀종이 될지도 모른다. 전시회가 화가의 진짜 작품들로 가득하기를, 렌즈를 통해 보는 것보다 눈을 통해 보기를 바라는 많은 희귀종들은 마틴의 여행을 통해 작은 희열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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