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문단에서 SF 장르의 글이 눈에 띈다. 그러나 한국의 SF가 어제오늘 시작된 것은 아니다. 천리안, 나우누리, 하이텔 등 PC 통신 이전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을 이어온 작가들이 있고(p. 27 듀나론-모르는 사람이 많은 유명인의 이야기, p. 255 김창규의 우주) 순정만화 계보 안에서 꾸준히 이어져 온 SF의 줄기가 있다(p. 275 한국 SF의 또 하나의 줄기, 순정만화). 올해는 지상파에서 <SF8>이라는 원작 기반의 앤솔로지 드라마를 방영했다. 원 소스 멀티 유즈(OSMU)로 확장하려면 아직 길이 멀지만 그 여정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p. 43 두려움을 즐기는 연출가, 민규동). 7편의 단편은 낯설게 보기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짚어보는 작품도 있고, 확연히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작품도 있었다. 배명훈의 <임시 조종사> 판소리 문체의 아주 독특한 글로, 처음 보는 형식이라 신선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글은 이은희의 <sf와 여성의 몸, 모호함을 선명하게 그려 내다>이다. 여성에게 씐 이중 굴레를 sf 작품을 통해 시니컬하게 비판한다. 전체적으로 <오늘의 SF #2>는 한국적인, 한국이 가야 하는 SF는 모색하는 느낌이 드는 잡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