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곧 코로나19로 여겨지는 나에게 이 책은 당연히 코로나19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4편의 소설 중 두 소설은 코로나19가 배경이 아니었다. 팬데믹의 뜻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크게 유행하는 전염병이 반드시 바이러스에 의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서련 작가의 <두逗>는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집단정신을 감염병에 비유한다. 병든 인간이 다른 인간을 병들게 한다는 점에서 감염병을 새롭게 정의하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