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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우 아저씨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8
민사욱 그림, 송정화 글 / 시공주니어 / 2015년 11월
평점 :
오늘 소개하고 싶은 <붉은 여우
아저씨>는
고급스런 양장본에 번쩍번쩍 메달까지 달린 소장가치 있는
책이에요.
사진 못 찍는 저는 오늘도 역시 사진을 참 못찍었네요. ㅜㅜ
실제로 보면 큰 사이즈와 고급스런 양장본, 깊이있는
선명한 컬러감 등
아이들 책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고급스런
비주얼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책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세요?
참 여러가지가 있겠죠. 책마다 다르기도 하구요.
그런데 책을 많이 읽을 수록 정성이 담긴 책이 좋아요.
선명한 색감, 고급스러운 종이재질. 정성이 깃든 표지 등이 책에
담긴 정성을 가늠할 수 있게 합니다.
여러 사람들의 정성어린 손길을 많이 거칠수록 더 좋은 책이 탄생하는
것 같구요.
이 책을 처음 본 느낌이 그랬습니다. 아, 참 정성이
많이 들어갔구나. 소중하게 다루어야겠구나.
<붉은 여우 아저씨>는 2015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우수 출판콘텐츠 당선작
입니다.
붉은 여우 아저씨의 옷장에서 빨간 모자와 신발, 가방, 겉옷이
눈에 띄네요.
붉은 여우 아저씨는 흰 털을 가졌지만
항상 붉은 모자, 신발, 가방, 옷을 입고 다녀서 '붉은 여우
아저씨'라고 불린다고 해요.
흰 여우 아저씨라고 불려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결국 붉은 각종 아이템들은 단순한 옷이나 액세서리가
아니라
여우아저씨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물건들인거죠.
책장을 넘길 때마다 선명한 색감의 그림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 그림이 참 중요한데 대만족이었어요~~
여우아저씨가 길을 걸어가는데,
갑자기 대머리 독수리가 아저씨의 모자를 물고 갔어요.
남의 물건을 가져가면 안된다 혼날 법하죠?
그런데 이 독수리 오히려 이렇게 가슴을 당당하게 펴고는
모자 덕에 더 이상 대머리라고 놀림을 받지 않게 되었다며 고맙다고
인사를 합니다.
우리 아이는 조금 당황하는 것 같았어요.
아저씨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모자를 가져갔으니 잘못이 분명한데..
살짝 고민하더니 "독수리가 평소에
대머리라고 놀림을 받았나봐, 엄마. 너무 안됐다 그지?
모자는 대머리 독수리가 쓰는게 좋은 것
같아." 합니다.
자기라도 주었을 것 같다고요.
그리고 여우아저씨와 대머리 독수리는 친구가 되어 함께 길을 가게
되지요.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버드나무가 붉은 여우 아저씨의 신발을 성큼
신고는
너무 목이 말랐다며 신발 덕에 더 이상 목마르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는 왜 버드나무가 이제 목을 축였는데도
신발을 돌려주지 않는지 궁금해 합니다.
하지만 여우아저씨는 잘되었다며 버드나무와도 친구가 되어 함께 길을
떠납니다.
강을 건너던 도중 숭어 한 마리가 바다에서 불쑥 튀어 올라 아저씨의
가방을 낚아챕니다.
그러더니 가방 덕에 알을 잃을까봐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며 고맙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는 왜 여기 나오는 친구들은 친구 물건을 가져가기 전에 먼저 물어보지 않냐며 궁금해
합니다.
자기라면 이러저러해서 필요한데 혹시 줄 수 있겠냐고,
아니면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빌려줄 수 있겠냐고 물어보았을 거라고
해요.
저는 그게 맞는 거라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여우아저씨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잘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함께 길을 떠나자고 하지요. 숭어와도 친구가
되었습니다.
추위에 떨고 있는 어린 아이를 만난 여우아저씨는 자신의 붉은 옷을
벗어 덮어주었어요.
그렇지만 결국 착한 붉은 여우 아저씨의 모습을 좀 보세요!!!!!
붉은 모자도, 신발도, 가방도, 옷도 없는 '붉은 여우 아저씨'가
되었어요.
하얀 털만 있는 채로요.
그런데도 친구들을 원망하기는 커녕
영원히 친구가 되어줄 것을 약속한답니다.
6살 우리 딸은 막상 아저씨의 모습을 보더니 눈물을 글썽입니다.
여우 아저씨가 불쌍하다면서요.
하나씩 다 나누어가진 친구들이 얄밉다고 합니다.
6살 아이가 받아들이기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이죠.
저는 원래 나누는 것, 베푸는 것, 희생하는 것은 그런 거라고
이야기해주었어요.
내가 많아서 주는 것은 진짜 나누는 것이 아니라고.
나에게도 소중한 것을 더 필요한 누군가와 나눌 수 있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같이 기뻐하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라고요.
말하면서도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과연 그런 나눔을 실천하고
있었을까요? ㅎㅎ
그리고 나누다보면 마음이 더 행복해진다고.
여우 아저씨는 붉은 모자, 신발, 가방, 옷을 전부 가지고 있을
때보다
어쩌면 지금 더 마음이 행복하고 뿌듯할 거라고요.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엄마 얘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리고 다시 확인합니다. 엄마, 정말 여우아저씨도 행복한거지?
그럼~ 친구들보다 아저씨가 더더더 행복해. 그러니까 나누어주지.
아이가 안심하며 미소를 짓습니다. 그럼 정말 잘된거네!
아이에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너는 정말 예쁘고 특별하고 마음씨도
착하고 노래도 잘하고 발레도 잘하는 멋진 아이야. 그렇지?
우리 집이 부자는 아니지만 엄마, 아빠가 너를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구.
좋은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있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지.
그러니까 너처럼 많~이 가진 아이는 나누고 살아야 해. 그게 돈이든 마음이든
재능이든.
그럼 점점 더 행복해질거야.
예전에 책에서 읽고 아이에게 틈날 때마다 상황에 맞게 해주는
이야기에요.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꼭 그럴 거라고 하네요.
그리고 다시 한번 저 혼자 책을 펼쳐듭니다.
아마 천천히 다시 한번 읽어보려는 것 같았어요.
아직은 진정한 나눔과 희생을 이해하기는 어린 나이
6살.
그렇지만 좋은 책을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참 행복했습니다.
언젠가는 우리 딸아이가 여우아저씨의 마음을 모두
이해할 날이 오겠죠.
그리고 그보다 더 빨리 저도 주변과 더더더 나눌 수
있는 인성을 갖추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