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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서 3년 - 레벨 1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53
조성자 지음, 이영림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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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판타지동화는 참 오랜만에 읽어보았어요.

권장연령은 9세 이상이었지만 6살 딸아이도 읽어주니 정말 재미있어하더라구요.

실감나는 표현 덕에 저도 심장이 쫄깃해지는 기분을 느끼며 푹 빠져서 읽었구요.

개인적으로 이 책처럼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 책의 주인공인 상아가 화장실, 도서관에 이어 기차에 또 갇힌 사연을 읽으며

이 아이가 자꾸 이렇게 갇히는 이유가 뭘까 참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화장실에서 3년>, <도서관에서 3년>이 기존에 있던 작품이더라구요!

딸아이랑 저 두 권의 책도 꼭 읽어보기로 약속했답니다.

 

 

기차가 고장으로 멈추자 3살 위의 별아언니가 깜짝 놀라 상아를 끌어안는 모습이에요.

상아 몸이 부스러질 정도로 왁살스럽게 잡았어요. 표현이 참 살아있죠?

상아는 깜짝 놀라 몸을 달팽이처럼 움츠렸어요.

그동안 다 큰 아이처럼 굴던 6학년 별아언니는 엄마에게 전화를 해 울고불고 난리가 났어요.

하지만 상아는 고민하다가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기차에 전기가 나갔대요. 30분 정도 있으면 고칠 수 있대요.^^

 

엄마가 너무 걱정할까봐 웃음표시까지 덧붙인 센스.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담백함.

3학년 여자아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침착한 모습이 놀랍더라구요.

별아언니나 친구 수빈이는 이런 상아가 재미없고 너무 신중하다고 투덜거렸지만

상아가 가진 성격의 장점이 위기의 상황에서 그대로 드러나네요!!

 

전기가 끊긴 기차 안에서 사람들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아이는 울고 어른들은 인상을 쓰고 언성을 높입니다.

이 상황에서 상아의 아빠는 평소와 같은 톤으로 침착하게 상아와 전화통화를 해요.

같은 부모로서 참 배우고 싶은 분이더라구요.

 

 "우리 딸, 차상아! 괜찮은거지? 어차피 일은 터진 것이니까 마음 편하게 먹어!

조급해한다고 일이 해결되는 게 아닌 것, 이미 경험했지?

아빤 우리 딸, 차상아의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믿어.

기차는 약속대로 고쳐질거야. 엄마, 아빠가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알아볼게.

어떤 상황에서도 엄마, 아빠는 우리 딸, 차상아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 잊지 말렴.

아참, 우리 딸, 차상아, 힘들 땐 오카리나 불어봐! 큰 도움이 될거야."

 

아빠가 이렇게 침착하게 사랑을 담아 이야기해주면 저라도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상아엄마처럼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불안해하고 흥분하는 쪽이었는데,

위기상황에 놓인 아이에게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아이를 위해서라도 침착하게 안정된 목소리로 위기상황을 해결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비까지 내리고 기차의 위치는 한강 다리 위.

에어컨이 끊긴 여름철 기차 안에서 사람들의 짜증과 불안은 갈수록 심해져갑니다.

곧 기차 안은 전화하는 소리로 아우성이 됩니다.

 

아빠는 항상 상아에게 말씀하셨어요.

"우리 딸, 차상아, 휴대전화는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하렴.

휴대전화의 노예가 되면 안 된다. 요즘엔 어른이고 아이고 다 휴대전화의 노예 같아.

약국에서 약을 사면서도 휴대전화 들고 상대방과 통화하면서 돈을 내는 사람이 있더라고."

저도 전적으로 상아아빠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별아언니도 부산을 갈 때나 올 때 상아와 이야기나누거나 창 밖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는 대신

휴대전화만 만지작거렸어요.

 

한 아줌마는 본인 휴대전화의 배터리가 떨어졌다며 상아의 휴대전화를 빌려 계속 통화를 합니다.

그리곤 하소연을 하죠. 기차에 갇힌 것보다 휴대전화 배터리 없는 것이 더 답답하다구요.

휴대전화 중독은 어른도 예외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경각심을 갖게 하는 부분이었어요.

저부터 집에서 휴대전화를 멀리 하고,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손에 들고 있지 않아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결국 기차 안에서 날카로워진 어른들은 언성을 높이고 싸움까지 났죠.

하지만 큰 목소리보다 부드러운 목소리가 힘이 있는 것이 진리!

부드럽지만 힘이 있는 안경쓴 아저씨의 목소리에 사람들은 진정하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싸움을 벌인 아저씨들은 어린아이에게까지 한소리를 듣고 자리에 앉을 수 밖에 없었지요.

 

 

기차 안에서 아기의 울음소리가 커지자 주변 아저씨들이 신경질을 내기 시작했어요.

아기엄마는 얼굴이 벌겋게 되어 아이를 달랬지만 아이는 더 큰 소리로 울었고

아기엄마도 지쳤는지 아기에게 울음이 섞인 소리로 애원을 하였어요.

아기엄마의 심정이 너무 이해가 되어 안타깝더라구요.

 

그 때 아기엄마에게 구세주가 나타났어요!!!

 

"진심으로 남을 위해서 하는 일은 상대방을 감동시킨단다."

아빠의 말을 떠올리며 용기를 낸 상아가 툰 솜씨지만 오카리나 연주를 시작하였답니다.

울던 아기는 울음을 멈추고 신기한 듯 오카리나를 바라보았고

기차 안의 중학생까지 하모니카를 들고 나타나 합주를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기차 안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답니다.

 

어린 상아가 어른들도 못한 일을 해낸거에요!!!!

 

"얘, 어린애가 참 대단하다! 네 휴대전화 잘 썼어.

네 사진을 휴대전화로 찍어 놓았어. 정말 훌륭한 모습이라서!"

 

"네가 훌륭해서 주는거야. 내가 가진 마지막 물이야! 너에게 양보하고 싶어."

 

"네 덕분에 나와 우리 아기가 편안해졌어. 너, 참 대단한 재주를 가졌구나!"

 

주변에서 상아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칭찬세례가 쏟아졌습니다.

가장 놀라운건 별아언니의 칭찬이었죠.

 

 "나도 너처럼 휴대전화 필요할 때만 써야겠어. 그리고 악기 한 개쯤 배워야 할 것 같아..

나, 너를 새롭게 봤어. 내 동생 상아, 대단해!"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돌아보는 마음공부가 잘된 상아.

엄마로서 상아의 부모님이 참 부러웠습니다.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상아 언니 최고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던 우리 딸도

상아처럼 멋진 아이로 자라기를 바래봅니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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