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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댕이! - 2015 샬롯 졸로토 상 수상작
크리스 아펠란스 그림, 제니 오필 글, 이혜선 옮김 / 봄나무 / 2015년 9월
평점 :
책 줄거리를 보고 제가 먼저 반해버린 책이에요.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그 사람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어렵고, 하지만 중요한
일이잖아요!!
책을 읽으며 아이와 이야기 나눌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거리더라구요.
요 금딱지(?) 보이시죠? 2015 샬롯 졸로토 상
수상작!
2015 어린이들이 뽑은 올해의
그림책
2015 미국 아동도서관 협회 추천
도서
화려한 수상 이력과 달리 책의 내용과 그림은 참으로
소박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더 가는 책이지요.
그림도, 글도 잔잔하면서 따뜻해요. 그래서 마지막에 여운이 더 깊이
남더라구요.
이 책 읽어주면서 뜨끔한 엄마들 많을걸요?!
저만 해도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딸 아이에게
온갖 핑계를 대면서 안된다고 하는 중이거든요.
" 산책시키지 않아도 되고, 목욕시키지 않아도 되고,
먹이를 주지 않아도 되는 동물로 찾아봐."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이런 동물이 대체
어디있겠냐구요!!!!
우리 딸아이도 "우와~ 이 엄마는 우리 엄마보다 더하다. 그냥
안된다고 하지." 합니다. ㅎㅎ
그런데 이 아이는 더 대단합니다. 끝끝내 찾아내고야
말았어요.
도서관 사서 선생님까지 이용하여 '나무늘보' 라는 독특한 반려동물을
찾아냅니다.
저라도 아이가 이렇게까지 하면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드디어 반려동물이 생긴 아이의 기쁘고 설레는 마음을 나무늘보는
아는지 모르는지..
같이 놀이도 안하고 잠만 자네요.
우리 아이도 나무늘보 를 키우고 싶다는 말은 안할 정도로요.
딸아이는 소녀가 실망하는 마음이 안타까웠는지 나부댕이가 조금만 더
활발해지기를 애타게 기다리며 책장을 넘겼어요.
그러다 친구가 나부댕이를 보러 와서는 자기 고양이와 앵무새 자랑을
실컷 늘어놓고 가버려요.
우리 딸아이는 속상해서 자기가 소녀 대신 말대꾸를
하더라구요.
나부댕이도 무척 귀엽다며. 그런데 나부댕이의 좋은 점은 쉽게 생각이
나지 않았나봐요.
아마 실제로 말싸움이 벌어졌다면 완패 했을거에요.
사실 나부댕이는 반려동물로 적합한 동물은 아니었거든요.
친구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겠다며 나부쟁이에게 열심히 트레이닝을
시킨 소녀.
하지만 결과적으로 공연은 실패했고, 딸아이는 속상해서 어쩔 줄
몰랐죠.
그렇게 저는 다음 장을 읽어내려가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마음이
어떨까? 많이 서운하겠지?"
"친구가 놀려서
더 속상했을 것 같아, 엄마. 나부댕이가 좀 잘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그지?
나부댕이가 폴짝폴짝 뛰고 묘기도 잘 부려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나부댕이 정말 나쁘다."
딸아이는 쉽게 나쁘다고 대답하지는 못하고 머뭇거립니다.
"엄마,
나부댕이가 나쁘진 않지. 나부댕이는 원래 그런거 잘 못하잖아. 좋아하지도 않고."
"그래도 소녀가
원하면 좀 해줄 수 있잖아. 잠깐만 강아지인척 좀 해주지."
"하하 엄마~
나부댕이는 나무늘보야. 어떻게 강아지인 척 해~"
"그럼 어떻게
하지? 속상해서.. 나부댕이는 계속 이럴텐데."
아이는 한참 고민하더니 자기 생각을 말합니다.
"나부댕이도
좋은 점이 있어. 털이 보드랍잖아. 아줌마도 칭찬해주셨잖아. 그리고 얼마나 귀여워?
내 생각엔 공연
같은건 하지 말고 나부댕이를 열심히 길러주면 될 것 같애.
정 공연을 하고
싶으면 엄마를 설득해서 강아지도 같이 키우면 좋고~"
아직 6살..
이 정도까지 생각 해낸 것만도 칭찬해주고 싶었어요.
나름의 결론에
다다른 것도 같구요.
"넌 그냥 나부댕이야. 나무늘보
나부댕이."
" 넌 앞으로도 오래오래 너일
거야."
아~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저도 아이에게 또다른 모습을 보여달라며 강요한 적은
없었는지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아이는 가장 아이다울 때 제일 빛나고 예쁜데
말이죠.
이렇게 일상적인 주제에서 벗어나 책을 읽으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참 좋아요.
자꾸자꾸 좋은 책들이 나와주어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에요.
책은 다 좋지만~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기는 책은 많지
않잖아요.
왜 샬롯 졸로토 상을 수상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앞으로도 책장에 오래오래 꽂아두고 열심히 읽을 것 같아요.
<출판사에서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