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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의 정해 - 중용의 깊은 뜻 쉽게 알기
윤서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4월
평점 :
동양 고전에서 유학의 핵심 경전으로 칭하는 것이 '사서삼경 四書三經'이다.
그중 사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중용中庸에 대한 이야기.
대학, 논어, 맹자와 함께 중용은 유학자들의 학문의 토대라고 일컬어지는 책이다.
교양서적이라 하기엔 너무나도 둔기스러운 560p의 책..
라면 받침으로 쓰기에 정말 최적의 사이즈다라는 생각이 찰나에 스쳤지만 내용이 내용인 책인지라 주희 선생님과 이익 선생님께 죄스러워 차마 그러진 못하겠다.
구성은 이러하다.
가장 먼저 중용을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저자의 팁 등을 알려주는 페이지.
구절만을 담은 중용 장구서, 그 뒤로는 주우욱 중용질서가 장章에 따라 나뉘어 정리되어 있다.
중용의 정해는 원전에 중국과 한국의 학자가 주석을 달아둔 중용장구와 중용질서를 엮은 책이다. 원문을 해설하며 주석을 단 내용도 사실은 마냥 쉽지 많은 않기에 이 책의 저자인 윤서현 저자가 현대 한국어로 한 번 더 정리한 셈이다.
중용은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찾는 이야기이다.
사서삼경으로 묶이는 데에는 대학, 논어, 맹자와 함께 한 분야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사서 간의 연계가 치밀하기에 중용의 이치를 헤아리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표지에 일반인들이 더욱 쉽게 이해하고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문구가 있더니
적어도 나에게는 그러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보였다.
분량이 적지는 않은 만큼, 완독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럼에도 책장을 덮을 때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책이다.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구절 하나를 소개하겠다.
중용 20장 17절 ~ 19절
17절
博學之(박학기) 하며審問之(신문지) 하며愼思之(신사지) 하며
明辨之(명변지)하며篤行之(독행지)니라
자신을 진실하게 하려면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묻고, 신중히 생각하고,
명확하게 분별하고, 독실히 행해야 한다.
18절
有弗學(유불학)이언정學之(학지)인댄弗能(불능)을弗措也(불조야)하며
有弗問(유불문)이언정問之(문지)인댄弗知(불지)를弗措也(불조야)하며
有弗思(유불사)언정思之(사지)인댄弗得(불득)을弗措也(불조야)하며
有弗辨(유불변)이언정辨之(변지)인댄弗明(불명)을弗措也(불조야)하며
有弗行(유불행)이언정行之(행지)인댄弗篤(불독)을弗措也(불조야)하여
人一能之(인일능지)어든己百之(기백지)하며人十能之(인십능지)어든
己千之(기천지)니라
배우지 않으면 몰라도 배울 바엔 능숙해지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으며,
묻지 않으면 몰라도 물을 바엔 알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으며,
생각하지 않으면 몰라도 생각을 할 바엔 깨닫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으며,
분별하지 않으면 몰라도 분별할 바엔 명확하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으며,
행하지 않으면 몰라도 행할 바엔 독실해지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아야 한다.
남이 한 번에 능숙하게 하면 나는 백 번이라도 하고, 남이 열 번에 능숙하게 하면
나는 천 번이라도 해서 능숙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19절
果能此道矣(과능차도의)면雖愚(수우)나必明(필명)하며
雖柔(수유)나必强(필강)이니라
만약 이런 방식으로 해 나갈 수만 있다면 아무리 우매한 사람도 반드시 명민하게 되고
아무리 유약한 사람도 반드시 강해지게 될 것이다.
중용은 마음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기울지 않으며 일 처리가 지나침이나 미치지 못함이 없는 일상적인 이치라고 정의 내리고 있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결국 중간만 가라"라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이 중간이라는 것 자체가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은 즉, '균형'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건강한 인간관계,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십, 각종 평범한 생활습관에서조차 중용의 원칙은 적용된다.
치우치지 않는 삶. 균형 잡힌 삶. 그 자체로 흔들리지 않고 단단한 삶.
이러한 모든 과정이 능숙해지도록 단련하는 삶.
우리의 지금의 노력의 이유는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