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마코스 윤리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2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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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니코마코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아들 이름에서 따왔다는 것을 먼저 이야기해본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니코마코스 윤리학>이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들에게 들려준 윤리학 이야기는 아니다. 보통 아리스토텔레스가 아테네에 세운 학당 "리케이온"에서 강의한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아들 니코마코스가 정리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외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윤리학 저작으로는 <니코마코스 윤리학>과 <에우데모스 윤리학>이 있다. 전자는 10권, 후자는 8권으로 되어 있으며, 그 중 네 권의 내용은 동일하다. 이 두 저작의 관계에 대해선 논쟁이 분분한데, 그 중 하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 에우데모스가 스승의 강의를 필기한 <에우데모스 윤리학>을 아리스토텔레스의 아들 니코마코스가 다시 정리해서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썼다는 가설 역시도 존재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윤리학이 정치학의 일부이며, 정치학으로 나아가기 위한 정지작업(알맞은 토양상태를 조성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의미이다. 즉 중간 단계.)라고 봤으며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마지막 문단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법을 만드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전 연구자가 연구한 적이 없으므로, 우리가 직접 입법과 정치체계 전반을 검토해서, 힘 닿는 데까지 인간에 관한 철학을 완성하는 것이 낫다." 라고 말하였다. 결과적으로 윤리학은 개인의 인격 수양을 위해 행복을 도달하기 위한 그런 차원이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 구현해야 할 공동체 윤리라고 생각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윤리학"은 올바른 정치를 하고 제대로 된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해제를 통해 내용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당시 그리스인들은 선과 악의 개념이 아니라 "좋으냐 나쁘냐"의 개념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 책 역시도 선악보다는 "좋음"과 "나쁨"의 관점에서 행복에 대한 개념을 접근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세상의 모든 지식이 현실에 있다고 믿었기에 본인의 저서인 <수사학>에서 제시했더 것처럼 귀납법적 추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10권에 걸친 저서의 가장 핵심적이 주제는 "국민의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탐구하는 데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개인의 행복이 공동체의 행복과 연관이 되어 있고, 공동체를 떠난 행복은 불완전한 행복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국가는 국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 책무가 있으며 정치학은 인간에게 가장 좋음을 추구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행복은 궁극적으로 "이성"과 "지성의 활동에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잘하는 것에서 지나친 쪽이드 모자라는 쪽이든, 약간만 벗어나 있는 사람은 비난받지 않지만, 많이 벗어나 있는 사람은 비난을 받는다.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벗어나고 얼마나 벗어나야 비난받을 만한지는 이론적으로 정하기가 쉽지 않다. 감각을 통해 지각하는 다른 것도 전부 마찬가지다. 이는 개별적인 것이어서, 그 판단은 감각을 어떻게 지각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자신이 끌리는 것과 반대되는 쪽으로 스스로 이끌어야 한다. 사람들이 굽은 목재를 곧게 펴려고 하는 것처럼, 자신이 잘못한 것으로부터 멀리 끌고 가야 중간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중략...)

모든 것에서 중간 상태가 칭찬받을 만하지만, 거기 도달하려면 어떤 때는 지나침 쪽으로, 어떤 때는 모자람 쪽으로 기울어야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무스 일에서든지 중용에 도달할 가능성이 더 높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미덕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이야기하며,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또 너무 모자라는 것 두 가지 모두가 악덕이라 주장한다. 가장 이상적인 미덕은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용이다. 용기, 후함, 재물, 명예, 온화함과 부노, 사교, 진실함, 재치와 노는 것, 수치심 등에 관련된 미덕에 관하여 다양하게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서 올바른 대처와 행동을 하는 사람을 "중용"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일컫고 있다. 그리고 5권에서는 정의라는 미덕에 대해서 째로 언급을 하며 무엇이 정의이고 불의인가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고 있다. 분배의 정의,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정의, 상호 교환적인 정의, 정치적 정의 등이 그 예이다. 그리고 6권에서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바른 이성이면서 이성과 지성의 고유 활동에 따른 미덕인 지적 미덕(그리스어로 "디아노에티카 아레테"라고 한다. )의 기준에 대해서 깊게 이야기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6권에서 인간이 행해야 할 지적 미덕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면, 7권에서 인간이 피해야 할 성품인 "악덕", "자제력 없음, "짐승 같은 것" 이 세가지를 이야기하면서 모든 고통을 피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고, 신체적이 즐거움으로 인하여 강렬한 욕구에 사로잡혀 고통을 무조건 쫓아내려고만 한다면 무절제하고 나쁜 사람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8권과 9권을 걸쳐서는 사랑(필리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랑이라는 것은 두 사람 사이에서 서로 호의를 가진 상태에서 서로 잘 되기를 바라고, 그렇게 되도록 돕는 혼의 상태 또는 성품이다 사랑의 종류에는 우연에 따른 사랑, 젊은이 간의 가벼운 사랑, 완전한 사랑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이 중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는 사랑은 역시 "완전한 "사랑"이다. . 그리고 이 사랑 역시도 중용 또는 공평함의 속성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므로 사랑도 두 사람 간의 동등성과 공평함을 기반으로 함으로 동등하지 않다면 사랑은 깨지고 만다. 다만 좋은 사람들과의 완전한 사랑 공평함이 아니라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문단에서는 위의 모든 미덕을 설명한 후에 인간에게 가장 좋은 것이면서 가장 즐거운 것을 행복(그리스어로 '에우다이모니아'라고 부른다.)이라고 하고 이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즐거움은 반드시 "미덕" 활동에 수반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최고의 미덕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직관적 지성을 통한 "관조적 활동"이라고 한다. 지혜가 많을 수록 더 관조할 수 있고, 여유로운 삶에서 얻은 행복을 누려야만 관조할 수 있으며, 어떤 행위보다 관조하는 것은 더 오래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철학적 지혜에 따르 행동이며 철학 활동은 수수함과 견고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놀랄 만큼의 즐거움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 다음의 차선이 도덕적 활동이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러한 탐구를 깊게 하면서 결론으로써, 어떤 국가가 가장 잘 다스려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정치 체제가 가장 좋고, 각 정치 체제는 어떤 질서를 갖추어야 가장 좋은지, 법과 관습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된다고 이야기하며 끝을 맺는다. 실제로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리스의 여러 도시 국가의 정치 체제에 관해서 158가지 핵심을 작성했지만, 현재로써는 아테네에 관한 부분만 전해 내려오고 있다.

동양에서 <논어>나 <명심보감>이 여러 일화나 문답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넣었다면,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전적 방식으로 글을 풀어낸 윤리학에 관한 이야기이다. 중용과 절제를 강조하고, 세상에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철학적 지혜를 통한 "관조적 활동" 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 필자의 생각은, 만약에 한 개인으로써 외딴 무인도에 놓여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라면 "관조적 활동"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은 공동체이다. 그렇기에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결국 그 "관조적 활동"조차도 누군가 알아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가장 큰 행복으로 내비치는 게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어쩌면 각자에게 있어서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필자의 서평은 비교적으로 현대 지성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해제를 많이 참고하였다. 현대 지성은 원역서에 대해서 완전하게 의역하여 출판하는 편이면서도 확실한 주석과 해제 혹은 해설본을 통하여 철학 저서를 이해하기 쉽도록 큰 도움을 주는 듯 하다. 벌써 현대 지성 책을 읽은 것만 하여도 10권이 가까이 되어 가니... 앞으로도 출판될 현대 지성의 찰학 저서를 기대하면서 서평을 마치도록 하겠다.

이 포스팅은 책과콩나무 서평단을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고 주관적으로 썼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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