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필자는 이 책의 모든 것이 다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분명 이 책은 필자에게 있어서 현 시대의 사회 문제의 책임을 조선 시대의 사회에 그 책임을 너무 많이 돌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며, 타국과 대한민국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무언가 와닿지 않았던 것이 있었던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 사회가 서로가 서로를 제대로 된 신뢰를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시스템에서 여러 오류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뛰어난 전문가의 말을 신용하거나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고 낙하산 인사, 혹은 자신의 측근을 꽂아넣는 경우라던가, 기초 과학을 비롯한 여러 산업의 유능한 연구원이나 기술자들을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 이념에만 에 사로잡혀, 대중들 역시 좌우 구분 없이 편향된 사고에 빠져 전문가의 말을 제대로 듣지를 않고, 자기가 믿고 싶은 말만 믿는 경우 역시 빈번하다.
이 책에서는 세월호 사고를 여러 번 인용한다. 가슴아프고 안타까운 사건이며 다시는 재발하면 안 될 사건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오랜 기간 동안 수사하고 처벌하고 조사했음에도 여전히 세월호에 대한 배후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믿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초기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잘못도 크겠으나. 근본적으로는 법치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8번의 조사 끝에 진상 조사단이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수사에 외압이 넣지 않았고, 세월호 유가족들의 불법 사찰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무혐의 처분을 냈음에도, 이 사실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아마 사회 속 뿌리내린 깊은 법치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또한, 최근 발표된 4대강에 관련된 여론 조사를 인용하자면, 일반 국민들은 4대강의 보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필요하다는 의견보다 높은데, 정작 4대강 보 주변의 사람들은 4대강 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여론이 더 높게 나왔고, 이 와중에 국민의 60퍼센트가 4대강에 대해 잘 모른다고 조사된 여론조사가 나온 것은 본인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여론에 휘둘려 막연한 정서를 가지고 주장을 한 사람이 많다는 것으로 추측된다.
대한민국이 다른 여타 선진국들에 비해서 민주주의가 늦게 받아들여졌으며, 수백년 간의 끊임없는 백성들의 시도와 지식인의 노력 등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갑작스런 해방을 통해서 처음으로 대통령제가 시행되었으며, 이 과정에서도 끊임없는 부작용을 겪고 아직까지도 그 휴유증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회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의 의지에 담겨 있다. 우리 스스로가 건전한 공동체를 현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하고, 아이디어를 모아서 모범 사례를 만들어가야 한다. 사회 지도층들은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정성을 가져 특권의식을 버려야 하며, 국민은 그것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수박 겉핧기와 같은 얄팍한 지식이나, 도덕 의식과 순간적인 분노에 휩싸여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여서는 안 된다. 처음부터 당장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순 없겠지만,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나 중심의 베타적인 사회가 아닌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우리'라는 공동체 사회로써 신뢰와 법치가 완전히 회복되는 사회가 되리라고 믿는다.
책의 전체적인 난이도는 어렵지 않았으며, 270쪽 내외의 분량으로 책 자체를 소화하는 데에는 누구나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법치와 신뢰를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며 여러 가지의 넋두리 아닌 넋두리를 남긴 채 이 서평을 마치도록 하겠다.
이 서평은 카페 서평단을 통하여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썼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