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지성에서 출판한 존 스튜어트 밀의 대표 저서인 <공리주의>에서는 질적인 공리주의의 중요성을 역설함과 동시에 공리주의에 대한 세간의 비판에 대해 반박하였다. 그리고 모호하다고 생각되는 개념인 공리, 행복, 정의를 한 데 모아 공리를 추구하는 것이 곧,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본편인 공리주의 이외에도 존 스튜어트 밀의 연보, 존 스튜어트 밀의 삶에 대해 밀도 있게 담아냈으며 특히 스튜어트 밀의 또다른 대표 저서인 <자유론>과 <공리주의>를 비교함으로써 자유와 공리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또 마지막 장에는 <공리주의>라는 책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독자의 시선을 가지고 있는 갑, 그리고 친절히 작품을 해설해주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 역인 을의 상호간을 대화를 통해 당시 철학사의 흐름을 이야기함고 동시에 다양한 철학자들과 철학 서적을 <공리주의>와 비교하며 자연스럽게 녹여 내며, <공리주의>라는 책을 좀 더 쉽게 녹여내고 있다.
<자유론>에서의 존 스튜어트 밀은, 타인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며 , <공리주의>에서의 존 스튜어트 밀은 정신적으로 고상한 쾌락과 감정적으로 저급한 쾌락을 동시에 경험한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저급한 쾌락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이 책의 해제에서 옮긴이는 <공리주의> 5자에서 "허용 가능한 불의가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는 말에서 밀은 실제 사회에서 허용 가능한 불의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이 불의를 걷어내고 사회의 공리를 추진하기 위해 직접적으로 자유 등과 같은 개인의 가치를 희생시킬 수 있다는 뜻도 될 수 있다고 말하였다. 결과적으로 존 스튜어트 밀은 본질적으로 인간은 악하다기보다는 선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판단하였음에도 자유와 공리주의 사이에서 모순적인 상충을 그대로 드러내었으며, 이 충돌이 여러 학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또다른 논쟁거리로써 토론할 가치가 있는 주제로 남아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결국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타의적이든 자의적이든 간에 정신적으로 선한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며, 공리주의라는 것은 말 그대로 효용과 유용을 위한 기준에 불과할 뿐, 인간의 행복과 자유보다 훨씬 더 우선시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수많은 역사를 거쳐서,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함부로 타인의 권리를 훼손하지 못하도록 과거보다 훨씬 더 나은 기준을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그렇게 해서 현재까지 우리 곁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 법치주의이다. 필자는 이 법치주의라는 테두리 내에서 벗어나지 않고 인간이 반드시 행해야 하는 도리를 지킨다는 가정 하에서, 인간이 어떤 가치의 행복을 가장 큰 기준으로 잡든지 간에 그것은 모두 존중받아야 하며, 오히려 개개인이 각자 가지고 있는 행복의 기준을 억지로 부정하고 억압하며 다른 가치를 추구하도록 방향을 비틀어 버린다면, 그것은 더 큰 역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싶다. 공리와 정의 사이에서 다양한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공리주의>라는 책을 추천하며 오늘의 서평은 마치도록 하겠다.
이 글은 서평단 모집을 통해 현대지성에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