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본 영화 중에서 장님인 남자가 박색이지만, 자신에게 진실되게 대한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영화가 있다. <블라인드>라는 제목의 영화었는데, 필자가 이 책을 읽기 전에 본 영화라서 그런지 <웃는 남자>를 읽으면서 내내 이 영화가 간간히 떠올랐다. 과거 필자가 다크나이트의 "조커"라는 캐릭터가 <웃는 남자>의 중니공 그웬플렌에서 유래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웃는 남자>를 읽은 후, 2020년 뮤지컬을 기념하여 '더스토리' 출판사에서 새롭게 출판된 <웃는 남자> 시리즈와 재회하며 읽으니 매우 색다르게 느껴졌다.
아이들을 납치해서 아이들을 기형으로 만들어 귀족들의 놀이거리를 파는"콤프라치코스"에게 납치되어 찢어진 입을 갖고 있는 채로 해안에 버려진 기껏해야 10살 남짓 된 그웬플린은 거친 해협을 건너 영국 남북부에 도착한다. 이후 눈보라를 헤메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를 우연히 찾아내어 안고 굶주림이 지쳐가며 길을 헤메는 중 우연히 어떠한 집에 의해서 거둬지게 된다. 철학자 우르수스는 조금은 츤데레 같은 성격으로, 호모라는 늑대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가난하고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우르수스였지만 아무도 그웬플렌과 조그마한 아기를 거두지 않자 틱틱대면서도 그웬플린과 아기에게 음식을 제공하며, 거두어 키우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 아기는 안타깝게도, 밤이슬과 눈보라로 인하여 실명된 아이로 성장한다.
시간이 지나, 그웬플린은 곡예사가 되고, 그리고 조그마한 아기는 데아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로 성장하게 된다. 우르수스는 그웬플렌과 함께 유랑극단을 운영하며 극 제목을 "웃는 남자"라고 이름붙이고 사람들에게 공연을 선보인다. 귀밑까지 찢어지도록 벌어지는 입술, 인상을 쓸 때 안경이 그려질 만큼 기형인 코, 저절로 접혀 눈까지 닿는 귀 등 그웬플린을 생김새는 그 누구라도 웃지 않고는 못 배기는 얼굴이었고, 이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유랑극단에게 있어서 축복이 되어, 사람들이 교회에 예배를 가지 않고 그웬플렌의 공연을 보러 갈 정도로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그웬플렌은 데아와 깊이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여 연인으로 함께하고 있었다. 데아는 비록 장님이었지만, 의식을 통한 순수한 마음과 통찰력을 가진 채 그웬플린을 깊게 사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광경을 지켜보는 우르수스는 매우 흐뭇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