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 4 - 이카로스 최후의 도약, 완결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래 대의에 따르기보다는 거역하는 편이 훨씬 더 어려운 법이지. 하지만 합리적이고 올바른 결론을 이끌어낸 게 우리 일이야. 만약 임원들이 의도적으로 잘못된 결론을 내린다면, 그건 우리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지. 윗선에 잘 보이기 위해 결론을 왜곡할 수는 없어.

본문 중에서

워낙에 흡입력이 좋은 소설이기에, 앉은 자리에서 450페이지가 넘어가는 책을 약 2시간 만에 다 읽었다. 1권부터 시작하여 이번 4권으로 끝나는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의 마지막 책인 만큼 더욱 더 의미기 있었던 듯 싶다. 이번 4권에서 도쿄중앙은행 영업 2부 1팀의 차장을 맡고 있는 한자와 나오키는 임원 회의에서의 은행정의 지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은행 내 심사부가 맡고 있던 영향력이 있지만 현재는 큰 침체를 겪고 있는항공사 TK항공의 재건을 대신 맡게 된다. 2권에서 이세시마 호텔의 재건을 성공시켰던 만큼 뛰어난 뱅커인 한자와 나오키TK항공을 다시 부흥시키기 위하여 수정재건안을 내놓으며 나름 순조롭게 진행되는가 하였으나, 뜻밖의 변수가 발생하였다.

중의원 선거에서 기존 여당이었던 헌민당으로부터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진정당이 주도권을 잡는다. 이로 인해 국토교통성 대신, 한국으로 치면 국토교통부 장관인 자리에 아나운서 출신인 시라이 아키코 대신이 새롭게 취임하면서 TK항공의 수정재건안을 전면 백지화하고 "TK항공 회생 테스크포스(군사 용어였으나 최근은 여러 방면에서 문제 해걸을 위해 임시로 설치한 집단을 가리킨다.) "를 직속으로 실치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테스크포스 책임자인 노하라 쇼타 변호사는 도쿄중앙은행이 가지고 있는 TK항공의 채권 70%의 포기를 요구한다. 일본 돈으로 따지면 약 500억 엔 한국 돈으로 따지면 5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당연히 도쿄중앙은행의 입장에서는 커다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조치에는 노하라 쇼타 변호사와 시라이 아키코 대신 뿐만 아니라 진정당의 실세 미노베 게이지 의원이 깊이 관여되어 있었으며, 또한 도쿄중앙은행 본사 상무인 기모토 상무 역시 연루되어 있었다. 그리고 한자와 나오키가 TK항공 업무를 맡기 전에 도쿄중앙은행 심사부에서 원래 TK항공 업무를 맡고 있었던 소네자키 차장은 기모토 상무의 지시를 받고 한자와 나오키를 사사건건 방해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 국내외 금융 정책 기확 입안과, 검사 감독 등을 맡고 있는 금융청의 면담 요청이 들어오면서 한자와 나오키와 악연으로 얽혀 있는 구로사키 감사관 역시 TK 항공 건을 관여하게 된다. 과연 한자와 나오키는 이 난관을 헤쳐나올 수 있을 것인가?

한 번 시작한 이상 철저하게 파헤칠 겁니다. 경찰에는 있고 은행에는 없는 게 한 가지 있으니까요."

"그게 뭐지?"

"시효입니다. 아무리 15년 전의 대출이고 이미 회수했다고 해도 은행원에게는 시효가 없습니다. 완벽하게 마무리를 하는 게 뱅커의 규칙이지요."

본문 중에서, 한자와 나오키(검정)은 과거 자신의 상사였던 감사부의 도미오카 요시노리 부장 대리(빨강)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이 부분은 두 사람이 서로 대화하는 부분 중에서 발췌한 것이다.

과거 일본에서는 정경유착이 매우 심하였고, 현재까지도 정경유착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한국에서 검사, 변호사들을 통하여 기업의 비리를 파헤치는 드라마가 많이 나오듯 일본에서는 은행, 특히 큰 규모의 메가뱅크 영향력이 막강하여 은행과 기업간의 관계를 다룬 금융 드라마들이 많이 배출된다. 그리고 여러 금융 드라마의 원작이 되고 있는 이케이도 준의 소설은 자신이 은행원으로 근무한 경험을 담아 <한자와 나오키>, <일곱개의 회의>, <변두리 로켓> 등을 서술하며 경제 소설의 대가라고 불리고 있으며 특히 <한자와 나오키>의 드라마화가 히트를 치자 계속해서 그의 소설이 일본에서 영상화되고 있다.

이 책의 부제로 소개되어 있는 이카로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아버지 다이달로스의 높이 날지 말라는 충고를 듣지 않고, 자신이 얼마나 높이 날고 있는지 아래를 내려다보지 않은 채 밀랍으로 된 날개를 단 채 계속해서 높이 날아올라 태양열에 밀랍이 녹아 결국 날개를 잃고 추락해서 죽는다. 현대에서는 "이카로스의 날개"가 미지에 대한 인간의 동경심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멈출 줄 모르고 끝없이 탐욕하는 인간의 욕망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책의 원제인 "은빛날개의 이카루스"와 한국의 부제인 "이카로스 최후의 도약"에서 공통으로 이카로스라는 신화의 인물을 언급한 이유를 꼽아보자면 자신의 과거의 잘못을 돌아보지 않고 멈출 줄 모르는 채 탐욕을 추구하면 무너져버리는 의미가 먼저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 번이라도 자신이 얼마나 높이 날고 있는지, 혹은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볼 줄 안다면 그 잘못으로 비롯된 부정을 되돌릴 수 있다고 이 책의 제목을 통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어찌 되었던 경제 소설의 대가 이케이도 준의 소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처럼 한 번쯤 재미로라도 읽을 가치가 충분하며, 일본의 경제 구조 역시 잠깐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대로 물러설 것 같아? 상대가 대신이든 의원이든 상관없어. 이번에 완벽하게 결말을 짓겠어. 당하면 두 배로 갚아줘야지.

드라마에서의 명대사인 당하면 갚아준다는 대사가 책 속에서도 이렇게 나타난다. 과연 한자와는 이번에도 당한 것에 두 배로 갚아 줄 수 있을 것인가? 그 깊이있는 내용은 책을 직접 보고 확인해보시라.

책과 콩나무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