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머니 커넥션 - 마지막 남은 성공투자의 나라 북한에 파고드는 중국의 치밀한 전략
이벌찬 지음 / 책들의정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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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잃은 돈은 북한 자금의 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대북 제재로 북한의 외화벌이가 막혀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현실은 그게 아닙니다. 북한은 중국에 외화를 쌓아두고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과 음으로 양으로 거래하면서 돈을 벌어 들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자금력을 우습게 보지 말란 말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이벌찬 기자가 조선족 사업가 리 씨가 부자가 된 이야기를 취재하면서 리 씨의 말 중에서, 북한 고위층의 부탁으로 돈을 차명으로 몰래 맡아두고 있다가 해당 고위층 윗선이 후일 숙청당함으로써 주인 없는 돈이 많이 생긴다고 말한다. 또한 돈 보관 과정에서 수많은 수수료를 챙길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거래를 통해 수많은 돈이 오가고 있다고 리 씨는 책 속에서 말한다.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북한'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세 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UN의 결의을 통해 초강도 제재를 받고 있는 상태이다. 이후 한국에서 여러 번의 회담을 통한 지속적인 대화를 시도하여, 화해 모드로 변하는 듯 하였으나 결국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심지어는 2020년 3월 2일 북한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비롯하여 해마다 쏴대는 미사일 실험은 한국 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그리고 평소에 필자는 이러한 의문이 들었다. 분명 강도높은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은 '고난의 행군' 시절로 되돌아가기는커녕 어떻게 현재까지도 내부는 썩어들어갈지언정 겉으로는 멀쩡한 척 태연히 사회를 유지시킬 수 있는 것인가? 그러한 의문의 해답을 <북중 머니 커넥션>을 통해 어느 정도 북한의 상황을 엿보며 해소시킬 수 있었다.

이 책의 초반 내용 중에서 한 가지 내용이 필자의 눈의 사로잡았다. 한인 대북 사업가 A씨가 이벌찬 기자에게 이렇게 묻는다. "구찌 북한 지점이 있는 것 아십니까?", 이 말의 즉슨 북한 신의주에 불과 1.7KM 떨어진 지점의 중국 단둥에 개설되어 있는 구찌 매장을 말한 것이었다. 대북 사업가 A씨는 단둥은 조그마한 소도시에 불과하며 단둥에 호화 백화점을 세우고, '구찌', '프라다' 등 과 같은 명품 매점이 들어서 있는 것은 분명 북한을 겨냥하는 의도가 자명하다고 한다. 실제로 이벌찬 기자가 해당 백화점의 '구찌' 매장에서 직접 취재한 결과, 수많은 북한 상류층들이 직접 단둥을 방문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사재기를 통해 직접 북한 평양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손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명품 수요는 북한 내 백화점과 시장에서 상당하다고 한다. 이것은 북한의 대부분은 최소한으로 생활할지언정 상류층은 어느 정도 풍족히 살고있고 북한 내부에서도 넉넉히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2018년 북중 무역액은 27억 2000만 달러(약 3조 2000억원)으로 95.7%의 비중의 차지하고 있다. 이 정도 비중이면 사실상 북한은 중국에 '종속'된 상태라고 봐야 한다. 사실 처음부터 이렇도록 중국에 의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과거 북한은 중국보다는 한국과 일본을 무역 거래 상대로써 주로 이용하였다. 하지만 일본과의 외교 악화로 거래가 끊기고,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찢어지게 만든 천안함 사태 이후 한국은 2010년 당시 조치한 5.24 제재 이후 2016년 초까지 가동되었던 개성공단을 외에는 북한과의 무역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이 와중에 중국은 북한과 맞닿아 있는 동북 3성의 경제를 활발히 하고자 '동북진흥전략'을 구상해내었고, 일본과 한국의 빈틈을 중국이 철저히 공략하면서 그 의존도는 점차 커져갔다. 그리고 현재 북한은 자국의 광산의 광물들, 특히 무연탄과 같은 석탄과 의류 등을 수출하고 무역, 에너지, 원유 등 생활 필수품의 90%를 중국에 의존하는 북한의 기이한 경제 상황을 만들어내었다.

분명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이 주요 품목을 수출하는 것을 제한한다면 북한은 고스란히 타격을 입으리라고 예측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과의 거래를 통해 살 방법을 찾아내었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국에서는 최근 제재 상태임에도 북한과 맞닿은 국경에 다리를 짓고 있다. 이외에도 북한 내에서도 고층 아파트를 짓고 제도를 개선하는 등 꾸준히 경제 개혁를 시도하고 있다. 또 북한은 현재 대북 제재에서 자유로운 관광 산업 투자를 통해 경제 부흥을 꿈꾸고 있으며 이것은 최근 김정은이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발언'을 한 직접적인 이유라고 한다 이와 같은 압박은 2020년 1월 7일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신년사에서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해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제안으로 그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 즉 북한은 자신들이 직접 관광 산업을 주도하여 중국을 넘어 한국에서도 관광객을 유치해 산업 발전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비롯하여 이 책에서 소개한 여러 징후를 보아, 이벌찬 기자는 북한의 경제 개방을 멀지 않았다고 말한다.

과거 일본, 한국 등의 나라와 무역을 지속하던 북한은 강력한 제재로 인해 중국을 제외한 모든 루트가 단절하게 되면서 그 빈 자리를 고스란히 중국의 한족들이 차지하게 되었다. 과거 조선족 중심이었던 북한과 중국간의 무역 중국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제 한족 중심의 무역이 펼쳐지고 있다.

<북중 머니 커넥션>을 통하여 최근의 북한의 경제 실황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결국 핵심은 북한의 경제 제재와 개방의 기로 속에서 한국은 이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5.24 제재는 불가피한 조치였음은 분명하나, 결과적으로 북한과의 경제 교류를 단절하는 계기가 되었고, 중국이 북한 경제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도록 고스란히 자리를 내어준 격이 되었노라고 필자는 느꼈다. 현재의 상태가 지속된다면 제재가 지속되었건, 개방이 이루어져 자유롭게 교류를 할 수 있는 위치가 되었건 간에 한국은 중국에 의해서 완전히 주도권에서 밀려나게 된다. 이벌찬 기자는 이런 상황에서 좋건 싫건 한국이 중국을 이용하여 남북중 모두가 이익을 공유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필자는 평소에 북한이 몇몇 서적과 인터넷 정보를 통해 경제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그 구체적인 내용은 이 책을 통해 생생히 담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필자가 드는 의문은 이것이었다. "과연 한국이 중국을 올라타서 슬기롭게 외교를 할 수 있는 구도를 그릴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는 현망함과 역량이 한국은 온전히 준비되어 있을까? 그리고 한국에게 있어서 북한과 중국은 어느 정도로 믿을 만한 존재일 것인가?"

필자는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이 하나씩 하나씩 꼬인 실타래를 풀어나가서 복잡한 이 상황을 현명하게 풀어나가기를 바란다. 한국이 다른 나라에 끌려다니는 나라가 아닌, 당당히 주도권을 가지고 경제 외교를 이끌어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서평을 마치도록 하겠다. 그리고 북한의 경제 무역 실황과 북한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점을 알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이 책은 책과 콩나무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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