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뇌
마수드 후사인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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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 ’까치‘ @kachibooks 로부터 서포터즈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아웃사이더 - 마수드 후세인 / 이한음옳김

개인 정체성이 곧 사회 정체성이다. 354

신경학자가 사회적 관계망을 이야기 한다? 우리의 뇌와 정체성은 어떤 관련이 있지?

제목이 <아웃사이더>다. 왜 이런 제목으로 세상에 나왔을까, 소소한 의문을 안고 페이지를 넘겼다. 얼마 안가 눈이 번쩍 떠졌다. 세상에! 전부, 뇌의 문제였어! 아웃사이더 = 뇌질환 이라는 공식이 머릿속에 새겨지고, 등장하는 7명의 뇌질환자들의 사정을 만나니 이전 읽었던, 결이 비슷한 책들이 우후죽순 떠올랐다. 차승민 저자의 <나의 애처롭고 무서운 환자들>이라는 책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이 저지르는 범죄를 바라보는 인식과 문제점을 이야기 하며, 정신 질환자들이 모두 범죄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며, 그들이 치료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범죄를 예방하고 또 인식을 바꿀 수 있다 호소하는 책이었다.

이 책 또한 7명의 인물 모두 가족 안에서, 친한 친구나 직장 내에서, 또는 낯선 타인과 일상적인 상황 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불화와 헤프닝을 통해 잠제적 범죄나 가해자가 아닌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임을 이야기 한다. 모두 뇌의 특정 기능이 상실되거나 병리적 뇌 문제가 일어난 후 겪는 일상의 변화였다. 남편과 휴가를 떠난 아내가 집으로 돌아가자는 남편에 말에 극도로 불안에 떨며 말한다. “당신과 집으로 가게 되면 남편이 화를 낼거예요. 저는 혼자 가겠어요.” 남편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지금 자신의 아내가 ‘미쳤다’는 걸.

또 한 부부는 남편이 어느날부터 표정이 없어졌다며 병원을 찾았고, 사용하는 단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걱정한다. 기억을 잃는다는 건 흔히 ‘치매’라 생각하기 쉽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 중 하나가 경험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와, 의미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의 차이였다. 대부분, 우리집이 어디인지 모르겠어요! 누구시죠? 배가 고파요와 같이 어떤 상황과 경험을 잃어버리는 경우만 생각했지 변기와 세탁기, 포크와 화분같은 물건의 용도를 잃어버리는 경우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얼마전 읽은 ‘백년의 고독’ 속 마콘도 마을의 ‘불면증’ 이야기가 나와 이해하기가 쉬웠다.) 언제부턴가 행동이 거칠어지고, 광포해지는 아내가 걱정이 된 남편은 아내와 함께 지내는 일이 점점 어려워진다. 겉모습은 멀쩡하다. 헛것이 보이기 시작하는 남자는 자신에게만 보이는 이것들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 사실을 주위 사람들이 알게 될까봐 전전긍긍이다.

잃는 것은 비단 마주하는 대상이나 사회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저자의 말에 크게 공감했다. 신체의 한 부분, 작은 한 부분의 기능만 바뀌었을 뿐인데 환자는 자신의 전부를 잃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삶이 통째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잃어버리고 바뀐 자신은 사회 속에 잘 섞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잃고 나서야 비로소 정체성을 찾게 된다.

책은 여러 사례를 통해 뇌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비단 ‘건강’과 관련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이야기한다. 질환에 따른 병리적 증상일 뿐인데 그것을 온전히 수용 받기 어렵다. 그것이 수용되지 않는 사회에서 그것을 간편하게 ‘광증’이라 해석하고 ‘다름’으로 배척한다. 질환이다. 뇌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다. 치료할 수 있고, 치료해야 하고, 치료하면 된다. 질환에 따른 병증이 범죄나 문제가 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인식해야 한다. 의학인지, 과학인지, 에세이인지 모를 어쩌면 그것들이 어느 하나 뭉치지 않고 고루 섞여 더욱 더 매력적인 책이 되었다. 과학을 이야기 하는 의사들이 전하는 사람 사는 이야기는 언제, 어떻게 읽어도 재미있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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