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을 배우다 - 인지장애를 가진 딸을 보살피며 배운 것
에바 페더 키테이 지음, 김준혁 옮김 / 반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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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부제 : 어느 철학자가 인지장애를 가진 딸을 보살피며 배운 것

출판사 : 반비

출판일 : 1120231124

쪽수 : 479 (본문 32p~ 397p)

 

평점

 

10점 만점 / 7

(장애와 돌봄, 의존과 배려를 철학적 관점으로 들여다보는 인문서이다. 사회적 관점이나 사회학으로서 많은 논제들을 나열해 놓은 구성이 조금은 어렵게 다가왔다.)

 

 

서평

 

보통 우리는 타인이 우리에게 친절을 베풀 때 화답할 필요를 느낀다. 화답할 기회가 없다면 빚을 졌다고 느끼며, 화답할 수 없는 경우 열등감마저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자주 낙인찍히고 능력이 열등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에게 요청하지 않은 친절의 행동이 향할 때는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한다. 도우려는 유혹 그 자체가 유혹일 수 있다. 당사자에게 확인하거나 그가 우리의 도움을 원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타인의 필요보다 우리 자신이 선하다는 느낌을 충족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가 타인의 필요라고 인식하는 것뿐 아니라 내가 도우려는 사람이 그 도움을 원하는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큐어튼은 경고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을 놓아두는 것이 보살핌이다. 291

 

지인의 친척이 하루 아침에 수족을 쓸 수 없고 말까지 할 수 없게 되었다. 말을 할 수 없다는 건 나중 문제였고 당장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대상이 된 그 분에게 닥쳐온 건 돌봄의 지원자였다. 으레 가족 중에서 찾기도 하지만 기실 돌봄의 당사자는 가족이나 친구등 가까운 사이 즉 두꺼운 관계보다 돌봄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인으로서의, 즉 얇은 관계에서 좀 더 편안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현실을 당면한 가족 중 가장 가까운 분이 돌봄을 전담하게 되었고, 이후 돌봄을 삶으로 받아들인 그 분은 크거나 작게 분노와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책에서는 단순하게 아픈상황이 아닌 불가피한 돌봄 즉 어린 아이나 장애(여기에서의 장애는 신체부자유로 보면 되겠다)를 가진 이들이 누군가에게 의존하게 되는 상황을 사회적 맥락으로 두루 들여다본다. 시작은 임신중지, 태내의 아이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임신중지의 상황들을 깊이 있게 다루고(여기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정상의 범주 안에서 얼마나 안위하게만 살았는지가 떠오른다.) 장애를 가진 대상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얼마나 비윤리적인 태도로 대하고 있는지에 대해 신랄하게 꼬집는다.

 

전신을 움직일 수 없는, 그래서 눈을 깜빡거리거나 고개짓으로 의사표현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가하는 불가피한 의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그들은 우리에게서 돌봄을 받기를 원하는가, 원하지 않는가. 도덕적관점과 선행의 관점, 돌봄의 의존자와 얇은 관계여야 하는지, 두꺼운 관계여야 하는지에 대해 한번쯤은 허공을 보며 생각에 잠기게 했다.

 

타인을 위해 의지적으로 고통받는 사람의 삶을 피어남으로 특징짓는 것이 역설적으로 보이지만, 잔혹한 상황 때문에 피어남을 빼앗긴 타인을 위해 의지적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사람의 관심대상에 강렬하게 조응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은 타인의 피어남을 자신의 피어남만큼 중요하게 여기며 자신의 삶이 피어나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318

 

인간의 독립과 자주가 필연적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한번 더 재고함으로서 서두에서 말한 진정한 보살핌에 대해 의미있는 사유를 해볼 수 있었다. 특별한 존재의 특이한 생의 행태가 아닌 보편 타당한,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에서의 상호의존성들을 떠올리며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모든 인간이 피어남으로 서로의 삶에 연결되어 있음을 기억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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