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4
이디스 워튼 지음, 신승미 옮김 / 앤의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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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시대 - #이디스워튼

 

830493p. #도서지원

 

배경이 '뉴욕'인 이 고전소설은 뭔가 모르게 '세련'되게 느껴졌다. 나에게 뉴욕은 외화 '섹스앤더시티'를 떠올리게 했고, 드라마속 화려함이 오버랩되며 1870년대 미국의 상류층사회를 긴시간 음미하며 들여다볼 수 있었다. '세련'되지 못하다는건 '죽음'과도 같았던 그 곳에서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난 앨런, 그런 앨런을 따라온 추문과 그녀의 이혼은 '세련'되지 못한 이미지로 각인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배척당하게된다.

 

그런 그녀곁에 사촌 메이가 그녀를 걱정한다. 정해진 삶에 순응하며 어린아이처럼 맑은 그녀는 상대적으로 '순수'하게 느껴진다. 약혼자인 아처의 마음이 흔들릴거라는 생각은 못했다는 듯 연민을 한껏 안고 그에게 앨런에게 신경써줄것을 부탁하는 모습들에서 메이가 가지고 있는 순수와 배려심의 결정체를 맛볼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순간 메이도 느꼈던것 같다. 아처가 결코 이 사회속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개방적인(혹은 너무나도 자주적이고 중립적인) 앨런에게 단숨에 빠져들게 되리라는것을. 결국 아처도 자신을 공고히 둘러싼 세계를 부수지는 못한다. 그와그녀가 속한 사회는 결코 그들을 외따로 내버려두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 또한 그 사회에서 도망쳐 나오지 못했기 때문에.

 

앤의 서재 출판사로 출간 된 이 소설 <순수의 시대>는 고전의 묵직함보다 핑크빛 양장으로 만들어져서인지 펼칠때마다 한편의 연애소설을 보는 듯 가뿐한 마음으로 책을 대할 수 있었다. 책의 전반에 걸쳐 곳곳에서 발견되는 세련된 느낌을 이 소설책을 집어들때마다 느낄 수 있었고, 다소 진부하게 느껴지는 초반부의 루즈함이 이 따스한 핑크색으로 커버되는 느낌이었다.

 

정확히 100페이지부터 그들의 관계에 초점이 맞춰지며 흥미롭게 뒷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었다. 세 남녀의 관계 외에 등장하는 무수한 인물들에게서, 특히 백작과 백작 부인들, 상류층가의 여러 이름들이 즐비하는데 그 부분에서 세 남녀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싶어하는 나의 갈망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 나는 이 소설을 연애소설로 읽고 싶은거라고!’

 

이 소설로 이디스 워튼은 여성 최초로 퓰리쳐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맨 뒷장 저자의 연보를 보며 이 책 <순수의 시대>에 그녀의 진짜 삶이 많이 녹아들어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마지막 메이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했던 말 (아버지가 세상에서 제일 원하던 걸 포기하셨다고요)이 문장의 끝에서 나의 마음을 꾹꾹 눌러주는듯했다. 어쩌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인물은 아처가 아니라 메이였구나하는 생각이 와락 안겼다. 가장 뒷부분 아처가 내가 구식이라고 전해주렴. 그걸로 충분하단다.”라고 내뱉는 부분에서는 영화처럼 그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기도 했다.

 

결국 세련되지 못했던 세 남녀. 사랑이라는 것이, 연애라는 것이 그 마음만으로 다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세습과 관습을 무시하고서라도 이뤄내야할 것들은 비단 사랑이 아니라 서로에게 내어주는 배려가 아니었을까. 나에게 이 책 <순수의 시대>는 순수하지 않은 시대에 순수했던 그들이 못내 순수해질 수 없었던 그 마음들을 꽁꽁 묶어 가슴에 쑤셔박은 안타까운 러브스토리로 남게 되었다. 오로지 스토리만으로 쓴 서평이다. 그녀 이디스워튼에 많은 관심이 생겼다. 올 여름 많은 인친들의 피드에서 보았던 <여름>이나 <이선 프롬>도 언제고 꼭 읽어보고 싶다. 고전을 고전 이상으로 느끼게 해준 출판사 앤의 서재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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