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리듬 - 17년차 번역가의 유일무이한 존재로서의 자기 탐구
노지양 지음 / 현암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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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차 번역가 노지양님의 자기 탐구 에세이 <오늘의 리듬> 평범하고도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읽다가 공감 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반가웠고 일상이야기가 너무 가깝게 다가왔다.

〰밑줄 긋기
✔️p55
그래! 못해도 괜찮다. 이게 나다. 살림, 운전, 길 찾기, 고지서 정리 등등 일상생활을 꾸려가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기술에 젬병이다. 아무리 반복해도 늘지 않는 분야가 있다. 그래도 간신히 사람 구실을 하며 살 수는 있다.

모지리가 아니다! 가끔씩 정말 어이없는 실수를 할 경우에 엄청난 좌절감을 느끼곤 한다. 나 뭐 하니...? 그래도 다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라며 스스로 위로하곤 한다. 지금 방 정리도 해야 하는데 왜 방 정리를 하고 나서 이 깨끗함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지 않는 것일까...

✔️p100
오늘도 SNS에서 친구들을 본다. 그들이 올리는 아름다운 풍경 사진과 글귀와 그림 뒤에 숨어 있는 안간힘이 보인다. 그래서 응원한다. 우리의 하루에 유일한 낙(樂)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애(哀)를 견딜 수 있어서다.

SNS 중독 (좋아요 수에 대한 집착) 같은부분은 부정적이지만 적절한 SNS 활동은 긍정적이다. 얼마나 답답한가. 특히나 요즘 같은 시기에 이런 자그마한 낙이라도 없으면 하루가 너무 재미없잖아요.

✔️p155
때로는 식상한 문구 하나를 수첩에 적어둔 뒤 두고두고 보면서 용기를 내기도 한다. 교보생명 건물에 붙은 글귀에 가슴이 떨려 그 앞에 한참이나 서 있을 때도 있고.

어쩜 저와 이리 같으신 건가요? 다이어리에 마음에 드는 문구를 적어놓고 생각날 때마다 읽어본다. 얼마 전 교보문고 건물에 붙어있는 글귀를 보고 얼마나 설렜던가. 나와 너무 같아서 신기했다.

✔️p168
내가 잘 듣는 사람이 되자고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첫 장을 넘김과 동시에 멈추지 못하고 끝까지 읽었다. 이건 뭐지? 흐름이 좋아. 설득되고 있어. 그 책은 바로 1936년에 출간된 자기 계발서의 고전 <카네기 인간관계론>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순수한 관심을 기울여라,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라, 상대방으로 하여금 중요한 느낌이 들게 하라.

잘 듣는 사람이 되자고 결심한 적은 없지만 자연스레 그렇게 된달까? 카네기 인간관계론 아직까지 읽어보지 못했는데 적어두었다가 읽어봐야지.

✔️p170
빈지 워치 (binge watch) : 폭음, 폭식이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빈지(binge) 와 워치가 결합된 용어. 단기간에 콘텐츠를 몰아서 보는 행위를 일컫는 신조어.

처음 접한 단어! 빈지 워치는 내 성격상 좀 힘든 것 같다. 예전에는 일드나 엄청 긴 시리즈의 미드 보는 것을 즐겼는데 요즘은 영 힘드네. 그래도 최근에 이지의 코알라 월드는 시즌 2까지 봤다! 넷플릭스도 시간이 좀 나서 보려고 하는데 시리즈는 힘들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만 보게 된다.

✔️p207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뭘 좋아해' 가 아니라 '내가 널 있는 그대로 좋아해'라는 걸

✔️p216 자전거로 코스트코 다녀오기

코스트코가 엄청 핫했을 때 연간회원권을 결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대용량 사이즈만 가득한 코스트코와 맞지 않았고 한두 번 가더니 동네 이마트가 더 편하다며 발길을 끊었다. 연간회원권이 아까워서 홀로 코스트코에서 식료품을 사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무거워서 혼났다. 많이 구매한 것도 아니었는데. 푸드코트에서 피자 한 판을 테이크아웃해서 가져가고 싶어도 크기도 크기고 피자 냄새도 나서 한 번 집에 나르고 말았지. 아직도 아쉽다. 왜 우리 가족은 코스트코를 좋아하지 않을까...😢

✔️p231 안녕, 홍대입구 9번출구

홍대역 9번 출구는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데 그것이 참 흥미롭다. 작가님은 혼돈의 에너지라고 표현을 하셨는데 엄청난 공감이. 나나 주변 지인들은 아직까지 핫 플레이스에 대한 호기심이 줄지 않아 찾아가곤 하지만 확실히 홍대보다는 조금은 한적한 연남동, 망원동 (중에서도 사람 없는 곳) 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아직은 작별을 고하진 않았지만 곧 나도 안녕을 외치지 않을까... 싶은😳

평범한 일상이라도 강약의 조절이 필요하다. 어떠한 날은 날아갈 듯이 가볍고 모든 일이 쓱쓱 풀리는 날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 유독 힘들 날도 있듯이 그날 그날의 알맞은 리듬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이 내가 어떤지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작가님의 말에 공감하며! 오늘도 즐거운 하루, 힘들어도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하루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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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딘가에 하나쯤
유희경 지음 / 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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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만 파는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의 지킴이 시인 유희경님의 서점에서 일어났던 일들, 생각했던 것 등 서점에서의 다양한 일상들을 다룬 책이다.

〰️밑줄긋기

✔️p44 음악, 읽는 일과 듣는 마음

🔹종일 한 곡만 반복해 듣고 있다.

🔸어떤 노래에 빠져들면 하루 종일 그 곡만 듣는다. 질릴 때까지! 그런데 대게 이런 곡은 플레이리스트에 차곡차곡 쌓여서 이따금씩 또 하루 종일 듣는 노래가 된다.

🔹서점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열 중 일고여덟은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요즘에는 어디에서든 이어폰을 착용하는 이들이 많아서 실수도 많이 한다. 기억에 남는 나의 실수담은 어떤 손님이 드립 무슨 무슨 말을 하는 것을 듣고 '죄송하지만 드립 커피는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는데 알고버니 에어팟으로 전화 통화 도중에 '드립 하지 마'라고 말했던 상황이었던 것. 민망민망! 그 이후로는 직접적으로 나에게 질문하지 않는 이상은 가만히 있는다.

🔹플레이리스트에 대한 칭찬은 갖춰 놓은 서적 목록에 대한 칭찬만큼이나 기쁘다.

🔸플레이리스트 다 좋아요! 혹은 노래 듣다가 지금 지나간 곡 뭐예요? 라고 물어볼 때 뿌듯함. 알죠알죠!

✔️p134 낭독회, 서점의 보물

🔹한국 시는 더 이상 낭독에 어울리지 않아. 우리의 시는 모두 문자화되었어. 가만히 듣고 있었지만,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아. 왜냐하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시를 듣고 울거든. 슬픔이 아니야. 감격도 아니고. 감동도 아니고 환희나 기쁨도 아니지. 그 사이 무언가 어떤 것이야.

🔸낭독회를 찾아가 시 낭독은들어 본 적이 없지만 시를 읽고 마음이 울렁거린 적은 있었다. 그래서 계속 다양한 시집을 읽어보고, 새로운 시를 읽고 울렁거리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은데 마음에 확 들어오는 시가 없네.

✔️p142 친구, 캔커피를 들고 찾아온

🔹서가 앞에서 한참이나 망설이던 남자가 있었다. 오랫동안 찾아 헤맨 시집이 있다는 거였다. 시집 제목도 시집 이름도 도무지 모르겠다고. 기억하는 건 시구의 일부뿐이라 했다.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들어보자 했다. 정확하진 않은데, 너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에서 뛰고 나의 심장은 너의 왼쪽에서 뛰는 그런 내용이에요. 세상에.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저 많은 시 중에 내가 정확히 기억하는 시를 찾을 줄이야.

🔸인터넷에서 '봤던 영화인데요, 들었던 노래인데요~' 하며 흐지부지한 설명으로 제목을 찾는다. 글 내용만 보아서는 아무도 모를 것 같은데 덧글로 누군가 제목을 말하고 글쓴이가 '이거 맞아요!' 란 대화를 주고받는 것을 보면 참으로 신기하고 기묘하다.

✔️p 155 우체국, 다른 세계로의 통로
몇 해 전만 해도 혜화동 우체국 정문 앞에는 몹시 커다란 우체통이 있었다. 그것은 명물이었다. 그러나 어느 해 철거되었고, 지금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우체통만이 있다. 나는 그 사실이 종종 서운하다. 작은 우체통만이라도 오래 남아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것 역시 머지않아 철거될 거라 짐작하고 있다. 다른 많은 것처럼 어느 날 찾아보면 없겠지.

🔹우리 동네 아파트 단지에도 평범한 우체통이 있었는데 편지를 넣으려던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얼마 전 홍대 쪽에서 길을 지나가다 우연히 큰 우체통을 보고 반가워서 사진을 찍었다. 나 또한 작은 우체통만이라도 오래 남아 있으면 좋겠다.

✔️p195 크리스마스, 기다리고 기다리는
🔸아무리 내가 시인이래도 시집 서점을 운영하고 있대도 시집이 근사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젠가 기사로도 본 적이 있다. 제일 받기 싫은 선물 1위가 책 이랬다. 하물며 시집은.

🔹제일 받기 싫은 선물 1위가 책이라는 사실이 약간은 충격이다. 시집을 선물로 받은 적이 몇 번 있는데 나는 엄청 좋던데. 세상 사람들이 너무 영상에만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또 한 번 든다.

매일매일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아가는 기분이라고 말씀하시는 작가님. 일기장을 들춰보는 기분이었다. 6년이란 세월이 결코 적은 세월은 아니니까. 종종 서점에 머무는 독자들에게 커피 한 잔을 건네고 작은 서점 일의 즐거움에 대해 고민하신다고 하는데 그 따뜻한 마음이 책에서도 자연스레 느껴졌다. 한 번 방문해보고싶은 서점! 나선 계단을 차근차근 올라가서 책장에 가득 채우고 있는 시집 중에 한 권을 골라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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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으면 다 언니 - 좋아하는 마음의 힘을 믿는 9명의 이야기 : 황선우 인터뷰집
황선우 지음 / 이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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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해의 폴짝에 이어 두 번째로 접해보는 인터뷰집 '멋있으면 다 언니'.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의 다양한 경험과 생각들을 전달하고자 했다. 나는 전주연 바리스타님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인터뷰이 9명이 어디에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친근한 느낌의 이름들이었다.


◽️김유라 - 유튜브 박막례 할머니 PD
✔️p37
사람들이 나이 드는 걸 너무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나이 든 나를 미워하게 될까봐 되게 걱정이었거든요. 근데 할머니는 자기가 70대란 걸 전혀 부끄러워하지도 싫어하시지도 않으세요. 그렇게 살고 싶어요, 저도.

최근에 친척들이 모이게 되는 자리가 있었다. 친척 고모께서 내가 예전과는 뭔가 많이 변했다고 하셨다. 전에는 말도 많이 안 하고 무표정했는데 이번에 만났을 때는 말도 곧잘 하고 표정이 다양해졌다고 하시더라. 나이가 먹어서 그래요라고 답하긴 했는데 기분이 묘했다.

요즘 주변에 나와 나이차가 좀 많이 나는 어른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는데 이분들도 자신의 나이 듦을 인정하고 싫어하시지도 않는다. 그분들과의 대화가 나도 모르는 사이, 좋은 작용을 했달까? 긍정적인 에네 지를 받은 것 같다! 나도 나이 드는 걸 싫어하지 말아야지.

◽️김보라 - 영화 벌새 감독
✔️p95
요즘 마음먹었던 것 중에 하나는, 그날 하루 어떤 에너지를 전파하는지 좀 더 자각하자라는 생각이에요. 오늘 내가 예민하거나 뭔가에 화가 나 있다면 한 공간에 있는 사람들도 다 영향을 받으니까요. 마을버스 운전기사님이 화내면 승객들이 다들 움츠러들잖아요. 내 숨을 잘 쉬어서 적어도 다른 사람 숨에 방해는 되지 말자는 마음이 들어요.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바로 생각나는 예가 출퇴근 시간에 붐비는 대중교통 안에서 의도치 않게 누군가와 부딪혔을 때,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기분이 확 다르게 변하는 것처럼. '죄송합니다' 와 무심코 나온 '아이씨' 한 마디의 온도 차란. 화를 내는 사람 곁에 있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지 않게 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텐데. 밑줄을 보고 나도 좀 더 자각하자고 다짐했다.

◽️전주연 -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p256
"커피를 잘하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랬더니 커피를 잘하고 싶으면 커피를 삶의 가운데 두라고 했어요. 사람을 만나도 커피 하는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더라도 커피와 관련된 책을 읽고, 영어 공부할 때도 커피와 관련된 단어나 문장을 공부하는 식으로요.

커피 자리에다가 다른 단어로 넣어봐도 일맥상통. 생각해 보면 너무 기본적이고 당연한 것인데 잊고 있었다.

◽️이수정 - 범죄 심리학자
✔️p404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지나가더라는 거예요. 나도 다 포기해야 할 것 같은 순간이 있었지만 그날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의 최선이 무엇인지를 생각했어요.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지만 준비가 되어 있어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준비가 뭘까 하는 고민과 노력을 계속했던 것 같아요.

범죄 심리학자님보다 인생 선배님의 말씀 같던 느낌이었다. 미래에 대한 고민도 물론 걱정이겠지만 오늘의 최선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오늘이 모여서 내일이 되고 미래가 되는 것이니까. 고전 책이나 다른 책에서도 많이 보이는 말. 우연히라도 갑작스럽게 오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인터뷰이와의 대화를 읽다 보니 개척자 같은 느낌도 강했다. 각 분야의 위 세대 경험자들이나 롤 모델이 없어 직접 부딪히고 느껴서 얻은 경험들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었다. 모두 진짜 자기가 하고 싶어서 진심을 다해 임하는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다.

짧게는 두 시간, 길게는 네 시간 이상 나눈 말들을 정리한 인터뷰들. 인터뷰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느끼는데 황선우 님께서 좋은 대화들을 너무 잘 정리하고 이끌어내신 것 같다. 도중에 밑줄 그어진 부분들이 참 공감도 많이 가기도 했고! 인터뷰집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는 듯! 매력 넘치는 멋진 9명의 이야기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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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2-31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아테나와 아레스 - 제17회 '마해송 문학상' 수상작 문지아이들 166
신현 지음, 조원희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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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부터 생동감이 넘친다. 경주마들이 일분일초를 다투면서 전력질주하는 상황. 쌍둥이인 새나와 루나는 침을 꼴깍 삼키고 경주에 집중한다. 오늘은 아빠와 엄마의 경기가 있는 날, 아빠는 성공적으로 1위를 거머쥐며 2000승을 기록한다. 기뻐하기도 잠시, 아직 엄마의 경기가 남아있다.

경주 바로 직전, 엄마가 탄 말 백두산이 출발대로 들어가기를 머뭇거려 실격 위기에 처했지만 가까스로 경주에 참가한다. 우승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아나운서가 말을 잃는다. 위태위태하던 백두산이 폐출혈을 일으켜 나동그라지고, 엄마는 쓰려져 병원에 실려가게 된 것. 천만다행이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꾸준한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의사는 말했다.

엄마의 사고가 일어난 후, 목장에 새로운 생명이 찾아온다. 망아지 두 마리가 태어나는데 새나는 망아지들을 보자마자 떠올리는 이름, 흰 망아지는 아테나. 갈색 망아지는 아레스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과연, 아테나와 아레스는 뛰어난 경주마가 될 수 있을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인 '아테나와 아레스'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목장이 주 무대이고 부모님이 기수라는 독특한 가정 환경이 배경이라서 그런지 더 호기심이 갔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아레스와 새나가 교감을 나누면서 바람을 가르며 마음껏 달리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진실된 마음으로 눈길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니 벅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의 말도 참 마음에 와닿는다. 아테나 같은, 아레스 같은 아이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이 너무 좋았다. 일등만 강요하는 요즘 세상에 일등만이 행복을 가져다주고 일등만이 성공이 아니라는 메시지가 너무나도 잘 전달되었다. 초등학교 5~6학년 이상 권장도서이지만 어린이들, 청소년들, 어른들, 남녀노소 다 즐길 수 있는 책 같다. 스토리의 흐름도 탄탄하고 감동도 있는 동화였다. 한국 창작동화 중에서도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책들이 많을 것 같은 예감! 다른 창작 동화책들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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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나의 고장난 시간
마가리타 몬티모어 지음, 강미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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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나의고장난시간

한 해의 마지막 날이자 한 해를 시작하는 날이 생일인 우나 록하트. 우나는 열아홉 번째 생일을 맞이하여 남자친구 데일, 친구들과 함께 파티를 즐긴다.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다고 느끼며 지금의 모습을 한순간도 빠트리지 말고 기억할 것이라고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1983년을 여는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데일이 준비한 깜짝 이벤트를 즐길 준비가 된 우나는 잠깐 헉하고 숨을 내쉬며 눈을 떴지만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두운 방 안의 카펫 위에 홀로 있는 자신.

누군가 다가와 괜찮냐며 말을 건다. 켄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남자는 지금부터 믿기 힘든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주겠다고 하는데, 이와 동시에 우나는 책상 위에 방금 전까지 자신이 있었던 장소의 사진을 발견하고 패닉에 빠진다.

켄지의 말로는 지금은 1983년이 아닌 2015년이고 봉투 하나를 건네며 우나의 나이가 51세라고 말한다. 믿기 힘든 이야기였지만 거울을 보니 한 뚱뚱한 중년이 눈앞에 보인다. 이 상황 자체가 이해가 안 되는 우나는 무작정 밖으로 나가보지만 정말로 32년의 세월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봉투를 꺼내보니 미래의 우나에게서 온 편지였다. 이런 일이 일어난 연유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자초지종은 이렇다. 매해 생일날 자정이 되면 우나는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랜덤으로 타임리프를 하여 일 년 동안 그때 나이의 몸에 살게 되는 것이다. 첫 타임리프부터 엄청난 세월을 건너뛴지라 편지에는 우나가 지켜야 할 지침들과 팁들이 상세히 적혀있긴 한데 우나는 매해 생일을 잘 견딜 수 있을까...?


<우나의 고장 난 시간>은 정말 독특했다. 타임머신처럼 자신이 원하는 장소나 시간을 고를 수도 없고. 한 시점으로 돌아가서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매해 생일마다 내가 몇 살인지 확인하고, 어떤 일을 겪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한 해를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참 막막하다. 온통 수수께끼인 상황에서 미래의 나에게서 온 편지 달랑 한 장만 믿고 어떤 일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그 편지가 찢어지거나 잃어버리면 더더욱 눈앞이 깜깜할 터.

우나의 시간의 읽는 방법은 [현재 연도: 현생의 나이 / 실제 나이]이다. 여행 순서는 18세 - 51세 - 27세 - 40세 - 39세 - 31세 - 35세 - 53세 - 19세로 정말 뒤죽박죽.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

중간중간 뻥뻥 뚫린 시간 동안 시대의 흐름도 너무 빨리빨리 변하고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도 알 수가 없으니... 나였다면 불안한 마음에 일기를 꼬박꼬박 적었을 텐데 스포 금지를 외치며 그 시간대를 살아가는 재미를 찾기를 바라는 우나가 한편으로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

재미있던 것이 자세히 살펴보면 각 장의 소제목이 노래 타이틀이다. 제목과 노래가 절묘하게 어우러져서 각 챕터의 주제곡 느낌이 있었다.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는 것도 즐기는 방법 중에 하나일 듯! (나는 🎧Pink Floyd - Wish You Were Here 이 좋았다.)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하는 우나를 따라가느라 정신이 없기도 했지만. 매해 수수께끼가 풀리면서 하나씩 밝혀지는 진실을 마주하는 여정을 함께 하면서 깜짝 놀라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했다.

시간 여행 소재의 소설이나 영화가 다양하게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우나의 랜덤 타임리프라는 독특한 설정은 잊지 못할 이야기 중 하나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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