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으면 다 언니 - 좋아하는 마음의 힘을 믿는 9명의 이야기 : 황선우 인터뷰집
황선우 지음 / 이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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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해의 폴짝에 이어 두 번째로 접해보는 인터뷰집 '멋있으면 다 언니'.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의 다양한 경험과 생각들을 전달하고자 했다. 나는 전주연 바리스타님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인터뷰이 9명이 어디에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친근한 느낌의 이름들이었다.


◽️김유라 - 유튜브 박막례 할머니 PD
✔️p37
사람들이 나이 드는 걸 너무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나이 든 나를 미워하게 될까봐 되게 걱정이었거든요. 근데 할머니는 자기가 70대란 걸 전혀 부끄러워하지도 싫어하시지도 않으세요. 그렇게 살고 싶어요, 저도.

최근에 친척들이 모이게 되는 자리가 있었다. 친척 고모께서 내가 예전과는 뭔가 많이 변했다고 하셨다. 전에는 말도 많이 안 하고 무표정했는데 이번에 만났을 때는 말도 곧잘 하고 표정이 다양해졌다고 하시더라. 나이가 먹어서 그래요라고 답하긴 했는데 기분이 묘했다.

요즘 주변에 나와 나이차가 좀 많이 나는 어른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는데 이분들도 자신의 나이 듦을 인정하고 싫어하시지도 않는다. 그분들과의 대화가 나도 모르는 사이, 좋은 작용을 했달까? 긍정적인 에네 지를 받은 것 같다! 나도 나이 드는 걸 싫어하지 말아야지.

◽️김보라 - 영화 벌새 감독
✔️p95
요즘 마음먹었던 것 중에 하나는, 그날 하루 어떤 에너지를 전파하는지 좀 더 자각하자라는 생각이에요. 오늘 내가 예민하거나 뭔가에 화가 나 있다면 한 공간에 있는 사람들도 다 영향을 받으니까요. 마을버스 운전기사님이 화내면 승객들이 다들 움츠러들잖아요. 내 숨을 잘 쉬어서 적어도 다른 사람 숨에 방해는 되지 말자는 마음이 들어요.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바로 생각나는 예가 출퇴근 시간에 붐비는 대중교통 안에서 의도치 않게 누군가와 부딪혔을 때,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기분이 확 다르게 변하는 것처럼. '죄송합니다' 와 무심코 나온 '아이씨' 한 마디의 온도 차란. 화를 내는 사람 곁에 있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지 않게 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텐데. 밑줄을 보고 나도 좀 더 자각하자고 다짐했다.

◽️전주연 -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p256
"커피를 잘하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랬더니 커피를 잘하고 싶으면 커피를 삶의 가운데 두라고 했어요. 사람을 만나도 커피 하는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더라도 커피와 관련된 책을 읽고, 영어 공부할 때도 커피와 관련된 단어나 문장을 공부하는 식으로요.

커피 자리에다가 다른 단어로 넣어봐도 일맥상통. 생각해 보면 너무 기본적이고 당연한 것인데 잊고 있었다.

◽️이수정 - 범죄 심리학자
✔️p404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지나가더라는 거예요. 나도 다 포기해야 할 것 같은 순간이 있었지만 그날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의 최선이 무엇인지를 생각했어요.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지만 준비가 되어 있어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준비가 뭘까 하는 고민과 노력을 계속했던 것 같아요.

범죄 심리학자님보다 인생 선배님의 말씀 같던 느낌이었다. 미래에 대한 고민도 물론 걱정이겠지만 오늘의 최선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오늘이 모여서 내일이 되고 미래가 되는 것이니까. 고전 책이나 다른 책에서도 많이 보이는 말. 우연히라도 갑작스럽게 오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인터뷰이와의 대화를 읽다 보니 개척자 같은 느낌도 강했다. 각 분야의 위 세대 경험자들이나 롤 모델이 없어 직접 부딪히고 느껴서 얻은 경험들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었다. 모두 진짜 자기가 하고 싶어서 진심을 다해 임하는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다.

짧게는 두 시간, 길게는 네 시간 이상 나눈 말들을 정리한 인터뷰들. 인터뷰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느끼는데 황선우 님께서 좋은 대화들을 너무 잘 정리하고 이끌어내신 것 같다. 도중에 밑줄 그어진 부분들이 참 공감도 많이 가기도 했고! 인터뷰집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는 듯! 매력 넘치는 멋진 9명의 이야기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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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2-31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