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올드미스 자유열전
고솜이 지음, 강모림 그림 / 돌풍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나도 싱글이고, 저자처럼 작가지망생이다. 물론 저자는 이미 작가가 되셨지만. 그래도 블로거 작가라니까 왠지 "나도 어쩌면..."하고 꿈을 꾸게 해주어서 더 친근한 느낌이 드는 모양이다. 고솜이님 책은 다 읽었는데 문체가 친근하고 대화라도 하는 것처럼 편안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게 매력인것 같다. 이 책은 나 역시 싱글이고 독신주의자라서 그런지 지금까지 읽은 책중에서 가장 공감이 가는 책이다. 싱글에 대한 것이나 여성에 대한 책은 보통 잘나디 잘난 저자가 학생 가르치듯이 이러면 안 되고 저래야만 멋진 여성이라고 훈계조로 명령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어쩌다 서점에서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식상하던 참인데, 이 책은 그저 저자의 경험과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놓는 에세이식으로 되어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읽게 된다. 게다가 저자는 어떨때는 다섯살 꼬마처럼 천진난만하게 먹는 이야기며 운동하는 이야기를 하다가 어떨때는 한 백살쯤 된 노파처럼 다 별거 아니야~하는게 소탈하기도 하고 조금 우습기도 하다. 재미있는 그림이 무척 많아서 더 좋았던 책. 아마도 고솜이님 책에는 강모림 그림이 필수인듯?
재미있었던 구절:
나는 독신주의자다. 그렇다고 태어나면서부터 독신주의자였던 것은 아니다. 9시뉴스에 어김없이 나오는 고무신의 주인공들, 경찰관의 책상머리에 앉아 방수점퍼를 뒤집어 쓴 범법자을이 꼬박꼬박 하는 말처럼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 내 친구는 세상에서 제일 비겁한 사람이 바로 독신주의자라고 한다. 그 다음 비겁한 사람은 결혼하고도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이란다. 그 말이 진리인 것처럼 생각될 때도 있는 것이, 독신자나 아이가 없는 가정은 아파트를 구입하려해도 점수가 뭉텅 깎인다고 한다. 학교를 졸업하고도 그 놈의 점수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처럼 갑갑한 일도 없을 거다. 그래서 나는 과감하게 그깟 점수도 내던지고 아파느도 포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