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이다 -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진짜 내 인생'을 사는 15인의 인생 전환
김희경 지음 / 푸른숲 / 201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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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제 블로그에서 작성한 것을 옮긴 것입니다)   http://nicklejun.tistory.com/35  

제목: 내 인생이다  

부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진짜 내 인생'을 사는 15인의 인생 전환  

지은이: 김희경 (개인적으로 1년 후배, 이 나이에 1년이 몬 의미가 있겠나. 인생을 함께 걸어가는 친구이지..)  

펴낸곳: 푸른숲  

휴~ 드디어 다 읽었다.  

 

난 책을 빨리 읽는 편이 아닌 이유도 있겠지만 유독 이 책은 정말 오래 걸렸다. 왜 그랬을까? 내용이 너무 많아서 였다. 책이 두껍다는 것이 아니고 읽을 것이 너무 많았다. 책을 읽는 것의 핵심은 작자와의 대화이고 중요한 것은 그 대화 내용을 가지고 나에게 되묻는 과정이라고 본다. 근데 이 책은 작자는 한명인데 실제 화자는 무려 15명이었다. 자신을 찾아 나가는 그 '끔찍한' 일을 결연히 감행한 15명의 장난 아닌 내공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해야 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열 다섯분 모두 해주는 이야기가 깊고 넓었다. 그러니 오래 걸릴 수 밖에...  

  거기다가 이 책을 읽는 묘한 즐거움은 정작 작가와의 대화에 있다. 책의 형식이 15명의 인생전환을 시도한 사람들을 여행을 하듯, 그래서 기행문을 쓰듯 써내려 갔다. 그러나 자신의 감상을 아주 적절히 조절하고 있어서 작자의 이야기인지 인생전환을 시도한 그 사람의 이야기인지가 살풋 구분이 잘 안간다. 보일듯 말듯 숨어있다. 결국 내가 대화를 해야할 사람은 그 까다로운 작자를 포함하여 15 + 1 이였다.  

 40대에 인생 전환을 한다는 것은 앞에서 표현했듯이 '끔찍한' 일이다. 세계 최장의 노동 시간을 감수하고 일하는 우리 사회의 모든 직장인들, 세계 10위에 근접한 경제규모를 전세계에서 가장 짧게 만들어낸 나라의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기회나 가능성이 얼마나 있었겠는가? 당근과 채찍, 날것으로 표현해서 실업과 패배의 공포에 쫒겨 스스로를 내몰아야하는 사람들에게,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결혼과 출산을 유보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자유주의와 포스트모던으로 위장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인생전환은 끔찍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가 찾아 나가는 인생전환은 그만큼 의미가 있고 아름답고 경이롭다. 이 책은 그럴 용기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용기를 한번 내어볼까 하는 자극을 줄 것이다. 그리고 그에 반응하여 실행을 할 때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나 스스로가 그러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17년을 넘게 기자 생활을 한 저자가 이런 글을 쓸 수 있었다는 것도 놀랍다. 기자라는 직업이 깊게 글을 쓰거나 사람을 중심에 놓고 쓰기 어렵다는 것을 그가 누구 보다도 잘 알것이다. (15명 중의 한 분이지만 저자의 선배기자가 43세에 의대를 다시간 이야기에서 절절히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하고 싶은 이야기, 자기 자신이 감행해야 하는 그 일, 인생의 전환을 준비하면서 쓴 글이라는 걸 느낄수 있다. 그래서 찰지다.  

 그가 글을 쓰고, 다른 일을 하면서 스스로의 인생전환을 아름답게 해 나가는 모습은 그럼 누가 글로 써줄까? 스스로 쓰기가 쉽진 않겠지만 꼭, 나중에, 스스로 써 주길 바란다. 그때는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쓰는 기행문이 아니라 수기가 되겠지, 그 글이 가져다 줄 감동을 미리 논하는 건 너무 부담을 주는 걸까? 하여튼 기대하고 싶다.  

  자신의 생활에 답답함의 연유를 잘 모르겠는 분들, '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가'와 같은 '협박형'자기계발서에 갑갑해 하는 분들은 꼭 읽어 보시길 권한다.  

 

 *참고로 저자 김희경 씨는 18년 가까운 기자 생활을 접고 아프리카를 비롯 전세계 빈곤 등 어려움에 처한 아동들을 위한 활동으로 유명한 Save The Children 이라는 비영리조직에서 일하기로 했다고 들었다. 이 책에서 보여주듯 세상과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감동을 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녀가 몇년 뒤에 가져올 그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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