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는 세계적인 고대 서양사 전문 역사가가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그 시대에 존재했을 법한 다양한 직업의 가상 인물들을 동원하여 고대 그리스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연해 낸 책이다. 헬레니즘 시대를 연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사망 후 약 100년 지난 시점인 기원전 248년. 고대 그리스 도시 유적인 올림피아에서 열리는 '133회 올림피아 제전'을 1년 앞두고 8명의 그리스인들이 서로의 목적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상이 펼쳐진다. 올림피아 제전을 위한 새 신전을 9개월 안에 완공해야하는 '건축가 메톤' 올림피아 근처 앨리스라는 지역에서 농장을 경영하며, 앞으로 찾아올 관광객들로부터 큰 수익을 기대하는 '농부 이피타' 역사 속 실존 인물로서 경쟁하는 두 국가 사이의 외교역할을 하는 '외교관 페르세우스' 올림피아 제전 경기 대회 중 꽃이라 볼 수 있는 단거리 경주에서 우승이라는 영예를 누리고자 하는 유망주 '달리기 선수 시밀로스' 갑작스럽게 값비싼 상아를 싼 가격에 넘겨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지만 위험과 고난의 상황에 처하게 된 '상인 사키온' 높은 수준의 리라 연주로 귀족들로부터 최고의 공연 보수를 받는 '악사 칼리아' 딸만 넷이 있는 집의 막내 딸로 여의치 못한 사정 속에서도 나름 만족스러운 혼사를 치르고자 하는 부모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만 가는 '어린 신부 아피아' 학대를 하는 주인으로부터 몰래 도망쳐 자유를 열망하지만 파란만장한 시련의 연속인 '노예 소녀 트라타' '올림피아 제전'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8명의 그리스인들로 부터 고대 그리스의 시대상을 그려낸다. '올림피아 제전'을 중심뼈대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세상을 떠난 후 100년이 흐른 '헬레니즘 세계' 속 세상을 보여주는 이유는 뭘까. "신들에게 올리는 제사와 운동경기가 함께 열리는 고대 그리스의 제전들 중에서 으뜸은 당연히 올림피아 제전이었다." (P.208) "그리스 사람들은 조상들의 고향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든지 간에 그리스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했다. 그들은 여전히 조상들이 믿었던 신들을 따르고, 체육관이나 경기장에서 몸을 단련했으며, 올림피아 제전에 4년에 한 번씩 참가해 힘과 기술을 겨뤘다." (P.7-8)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죽음 이후 그 넓은 제국은 셋으로 나눠졌지만, 알렉산드로스로 인해 새로이 만들어진 '헬레니즘 문화'는 오래도록 남아 그리스인들의 변치 않는 본질이 되었고, 이것을 바탕으로 한 그리스인들의 신조는 그리스인들이 유지하고자 하는 그리스인들만의 정체성이 되어 100년이 흐른 '헬레니즘 세계' 속에서도 하나로 뭉치는 단결된 힘이 되었다. 이런 그리스인들의 모습이 있었기에 '헬레니즘 시대'로 부터 두 세대 정도 흐른 기원전 248년 에서도 '헬레니즘 시대' 속 그리스인들의 변함 없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더불어, 기원전 248년은 그리스인들에게 역사적 의의가 큰 '올림피아 제전'을 1년 앞둔 때로 '헬레니즘 세계'의 곳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정체성이 강한 그리스인들이 모이게 되는 큰 배경이 되어준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각자의 일상을 보내는 가상의 인물들을 설정하여 그들의 삶에 역사적 사실들을 녹여 고대 그리스가 살아있는 듯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사 속에 역사적 발견과 고고학 자료들을 가득 담아낸 재밌는 이야기 책으로 고대 그리스 역사 세계에 빠져든다. 출판브랜드니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