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환상의 도서관 ㅣ 책담 청소년 문학
김인영 외 지음 / 책담 / 2026년 9월
평점 :
#도서제공
아이에게 도서관은 어떤 공간일까요?
저희 아이에게 도서관은 어릴 때부터 참 친숙한 장소였어요. 책을 읽으러 가기도 했지만, 그냥 도서관에 가는 것 자체가 즐거운 외출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이번에 만난 《환상의 도서관》이 더 반갑게 느껴졌답니다.
《환상의 도서관》은 제목처럼 도서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특별한 이야기들을 한 권에 담은 청소년소설이에요. 김인영, 전건우, 정명섭, 설민영 작가가 함께한 앤솔러지로 로맨스, 호러, SF, 판타지까지 서로 다른 네 가지 장르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같은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소재로 했는데도 작가마다 분위기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달라서 읽는 재미가 꽤 쏠쏠하더라고요.
김인영 작가의 〈너라서 고마워〉는 배구를 포기하게 된 예린이가 도서관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마음을 회복해 가는 이야기이고, 전건우 작가의 〈유령 도서관 사수기〉는 도서관에 사는 유령과 그 유령을 볼 수 있는 중학생 규민이가 도서관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호러 이야기예요.
정명섭 작가의 〈도서관을 찾아서〉에서는 핵폭발 이후 황폐해진 미래를 배경으로 두 아이가 희망을 찾아 도서관으로 향하고, 설민영 작가의 〈던전 도서관〉에서는 모든 이야기가 모이는 신비로운 마법의 공간에서 모나의 판타지 모험이 펼쳐져요.
개인적으로 네 편의 이야기가 모두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히 재미있었어요. 평소 좋아하는 장르가 다른 아이들도 자신에게 맞는 이야기를 하나쯤은 발견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중에서도 우리 아이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이야기는 〈유령 도서관 사수기〉였어요.
도서관에 유령이 등장한다니 조금 무서울 것 같지만, 막상 읽어보면 생각보다 유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랍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묘지 위에 지어졌다는 조금 으스스한 몽상 도서관이에요. 이곳에는 도서관을 떠나지 못하고 살아가는 지박령 유령이 있는데, 재미있는 건 이 유령이 우리가 생각하는 무서운 유령과는 거리가 멀다는 거예요.
친절한 인상을 하고 있는데다 자신이 누구였는지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죠.
그런 유령 앞에 중학생 규민이가 나타나요. 규민이는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도서관에서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학교 문학제에 제출할 공포소설까지 쓰고 있는 아이예요. 게다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유령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까지 가지고 있답니다.
보통이라면 유령을 보고 무서워할 것 같은데 규민이는 오히려 유령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가까워져요.
그런데 평화롭기만 했던 몽상 도서관에 위기가 찾아옵니다. 바로 도서관이 팔릴 위기에 놓인 거예요.
도서관이 사라지면 그곳에 머물고 있던 유령도 더 이상 머물 곳이 없어지고, 규민이 역시 자신에게 소중한 도서관을 잃게 되죠.
마침 사흘 뒤에는 도서관의 운명을 결정할 지원금 사업 심사가 예정되어 있었어요. 심사를 통과하면 시의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실패하면 도서관을 지키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
결국 규민이와 유령은 소중한 도서관을 지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아 나섭니다.
그 과정에서 몽상 도서관을 호러 미스터리 전문 도서관으로 새롭게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까지 나오는데요. 규민이의 똑 부러지는 모습을 본 관장님과 사서 선생님은 심사 당일 발표까지 규민이에게 맡기게 돼요.
과연 규민이와 유령은 몽상 도서관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는 〈유령 도서관 사수기〉를 읽으면서 유령이 등장하는 이야기인데도 무섭다기보다는 재미있다며 무척 즐거워했어요. 특히 평소 자주 가던 도서관이라는 익숙한 공간에 유령이라는 특별한 존재가 등장하니 이야기에 더 쉽게 빠져드는 것 같더라고요.
무엇보다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도서관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공간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누군가에게 도서관은 책을 빌리고 읽는 장소일 뿐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친구를 만나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꿈을 발견하는 특별한 공간이잖아요.
《환상의 도서관》은 바로 그런 도서관의 다양한 모습을 네 명의 작가가 각자의 장르로 풀어낸 책이에요.
평소 도서관을 좋아하는 아이는 물론이고 미스터리나 호러를 좋아하는 아이, SF와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도 잘 맞을 것 같아요. 한 가지 장르만 있는 책이 아니라 네 가지 분위기의 이야기를 골라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고요.
유령과 함께 도서관을 지키고, 폐허가 된 미래에서 도서관을 찾아 떠나고, 신비로운 던전 도서관에서 모험을 시작하는 이야기까지!
익숙했던 도서관이 이렇게 다양한 상상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게 재미있었던 《환상의 도서관》.
책을 덮고 나면 평소 다니던 도서관도 조금은 다르게 보일 것 같아요.
도서관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와 함께 읽을 청소년소설을 찾고 있다면, 네 가지 장르를 한 권에서 만날 수 있는 《환상의 도서관》을 추천하고 싶어요.
오늘은 아이와 가까운 도서관에 들러 마음에 드는 책 한 권 골라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