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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글 써 주는 지니어터 ㅣ 별숲 동화 마을 69
지슬영 지음, 주성희 그림 / 별숲 / 2026년 8월
평점 :
#도서제공
AI가 글까지 대신 써주는 시대,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떤 글쓰기가 필요할까요?
숙제를 대신해 주고, 멋진 문장도 몇 초 만에 만들어 주는 AI. 편리해서 자꾸 사용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이 글은 정말 내가 쓴 글일까?’
《내 맘대로 글 써 주는 지니어터》는 바로 이런 질문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초등 고학년 추천도서예요.
주인공 문채는 글쓰기 숙제를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6학년이에요. 글쓰기를 잘하는 친구의 공책을 베끼다가 선생님께 들키고, 엄마에게까지 사실이 알려지면서 글쓰기 학원에 다닐 위기에 처하게 되죠.
한 달 동안 숙제를 스스로 잘하겠다고 약속한 문채는 어떻게 하면 글쓰기 숙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지니어터’라는 최첨단 AI 프로그램을 발견합니다. 제시어만 입력하면 3초 만에 그럴듯한 글을 뚝딱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에요.
문채에게는 정말 신세계였겠죠.
지니어터가 만들어 준 글 덕분에 숙제도 쉽게 해결하고, 선생님에게 글을 잘 쓴다는 칭찬까지 받게 됩니다. 처음에는 숙제 하나를 해결하는 정도였지만, 점점 욕심이 생기면서 교내 글짓기 대회 연습용 글까지 지니어터에게 부탁하게 돼요.
그 글을 발표하자 친구들도 감동하고 선생님의 칭찬도 이어집니다.
그런데 문채는 이상하게 마음이 편하지 않아요.
칭찬을 받을수록 ‘이건 내가 쓴 글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커지기 시작하거든요.
결국 교외 백일장에서도 지니어터가 써준 글을 외워 참가하게 되고, 상까지 받게 됩니다. 모두가 축하해 주지만 문채의 마음은 오히려 점점 무거워져요. 전교생 앞에서 상 받은 시를 낭송하는 순간에는 부담감과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방송실을 뛰쳐나가기까지 합니다.
여기에 교내 글짓기 대회에서 똑같은 글이 무려 네 편이나 발견되는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져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문채가 상을 받고도 마냥 기뻐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어요.
분명 결과만 보면 성공이에요. 칭찬도 받고 상도 받았으니까요. 하지만 그 과정에 내가 직접 고민하고 노력한 시간이 없었다면 진짜 성취감을 느끼기는 어렵겠죠.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잘 쓴 글’과 ‘내가 쓴 글’은 무엇이 다른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 책은 AI를 무조건 나쁜 존재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어요.
AI는 분명 편리하고 유용한 도구예요. 잘 활용한다면 글쓰기를 도와주는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죠. 하지만 AI가 만들어 준 글을 그대로 내 글인 것처럼 사용하는 것과, AI의 도움을 받아 내가 직접 생각하고 수정하며 완성하는 것은 분명 다른 문제니까요.
‘AI가 만들어 준 문장을 조금 고치면 그것도 내 글일까?’
‘AI의 도움을 어디까지 받아도 괜찮을까?’
이런 질문은 요즘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꽤 현실적인 고민인 것 같아요.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건 AI가 아무리 매끄럽고 그럴듯한 글을 만들어 준다고 해도 내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감정까지 대신 만들어 줄 수는 없다는 점이에요.
조금 서툴고 문장이 매끄럽지 않더라도 내가 직접 겪은 일, 내가 느낀 마음, 내가 고민한 생각이 담긴 글에는 분명 나만의 색깔이 있잖아요.
그래서 《내 맘대로 글 써 주는 지니어터》는 단순히 글쓰기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동화가 아니라, AI 시대에 필요한 ‘생각하는 힘’과 ‘디지털 윤리’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성장동화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초등 고학년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글쓰기 숙제를 어려워하는 아이나 AI를 자주 접하는 아이에게도 좋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고요.
무엇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고 “AI를 어디까지 사용하는 게 좋을까?”, “AI의 도움을 받은 글은 누구의 글일까?”, “내가 직접 쓴 글의 가치는 무엇일까?” 같은 이야기를 나눠보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AI가 점점 더 똑똑해질수록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단순히 AI를 잘 사용하는 기술만은 아닌 것 같아요.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고, 자기만의 언어로 마음을 표현하는 힘.
멋진 문장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그 안에 ‘나의 생각’과 ‘나의 마음’을 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 아닐까 싶어요.
AI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 아이와 함께 《내 맘대로 글 써 주는 지니어터》를 읽으며 ‘진짜 내 글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세요.
재미있는 동화 한 편을 읽으면서 AI 시대의 글쓰기와 올바른 AI 사용법까지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초등 고학년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