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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를 꿈꾸는 그대에게
주혜경 / 석필 / 1996년 11월
평점 :
품절
^-^..
<프로를 꿈 꾸는 그대에게>
제목부터 당당하다. 책 표지의 팔짱 낀, 정장의 미소띤 얼굴도 왠지 위압적으로 느껴진다.
난 사실 <프로>까지 꿈 꿔 보진 못했다. 돈을 벌어야 됐고 그래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그냥 열심히 다녔다. 직장 생활에 대해서 미리 계획 세우고 미래를 설계하고 그래본 적도 없었다. 나의 대학 생활은 그야말로 정신적 방황과 삶에 대한 의문으로 얼룩진, 고등학교때 윤리 교과서 나왔던 말 그대로 '질풍 노도의 시기'였기에 <프로>를 꿈 꿔볼 여력이 전혀 없었다.
무작정 시작한 직장 생활..그리고 결혼...그리고 두 아이.. 막연히 남들도 다 하는건데 뭐... 나두 닥치면 다 하겠지......그런 막연한 생각으로 생활하였는데....왠걸....아이구 맙소사.... 이렇게 힘들 줄이야.... 원 세상에, 이 사회에서 결혼해서 그 예쁜 아기들 낳으면서 직장생활 한다는게 얼마나 무모하리만치 용감한 행동이었는지를 우리 년년생 꼬맹이들이 7살,8살이 되서야 알게 되었다.. 그 동안은?.. 그런거 저런거 생각할 틈도 없었으니까. 나에겐 신문을 흝어볼 틈도 책 한권 제대로 앉아서 혹은 엎드려서 읽어 볼 틈도 없었다.
난 아침, 저녁으로 씩씩대며 얼굴까지 벌겨져서 밥하고,설겆이 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그 중간 중간 틈틈이 꼬맹이들 뒤치닥거리에 목욕에 .... 그야말로 나에게 집은 휴식의 공간이 아니라 고통스런 노동의 공간이었다. 너무 심하게 말하는게 아니냐고 펄펄 뛰겠지만 (특히나 나의 soul-mate..-_-) 아기들이 아무리.. 엄청나게...사랑스럽고 예뻐도... 직장 다니면서 살림 하면서 꼬맹이들 돌보면서 산다는건 정말이지 만만치 않은 일이다. (물론 그 어느 한 가지 잘 하지도 못하면셔.. >.< )
꼬맹이들이 5~6살이 되면서부터야, 나는 밤잠을 설쳐가면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 읽기를 그나마 조금씩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이 책도 읽게 되었다. 너무나 내 맘에 와 닿는 이야기들... 직장일을 열심히 하므로써 자신감을 쌓고 경력을 포기하지 마라...아무리 바뻐도 하루에 2시간 정도는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라...그리고 집안 일을 적당히 문제 안되는 선에 해결하는 각종 방법들...(물론.어쩔수 없이 나두 적당히 타협하고 미뤄 놓고 살았지만..) 하지만, 직장을 다니는 여자든 아닌 분이든....읽어 볼만은 하다. 여자들이 얼마나 힘들게 직장 생활을 하는지... 하지만 나름대로 성취감도 있다는데....
이 책을 큰 언니한테 빌려줬었는데..언니는 이 책을 읽으면서 현경이 너를 정말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며...즐거워(?) 하였었다...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이해가 된다니 ...고마운 일이다.....결론은.... 프로까지 꿈 꿔 보진 못했어도..... 그래도 뭔가 자신만의 일을 갖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 볼만한 책이라는 것이다..So lom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