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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아이 - 개정판, 우리는 어떻게 공모자가 되었나?
한종선.전규찬.박래군 지음 / 문주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으면서 두통약을 먹지 않으면 안되었다.
눈물은 나지 않았다.
눈물이 흘러내렸다면 약은 먹지 않아도 되었을런지 모른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는 것조차 죄스러웠던지 내 몸은 그냥 계속 아팠다.
'수용소' 독일 나치때 존재했고 지금 북한에 존재하는 강제수용소.
형제복지원은 말그대로 '강제수용소'였다.
12년 동안 그곳에서 폭행등의 이유로 사망한 인원이 500명이 넘는다.
그 시체는 암매장이 되거나 의료 해부용으로 팔렸다.
폭력.폭행으로 사망한 사람의 사망신고서에는 병으로 죽었다는 사인이 적혔다.
인권유린.
그 안에서 벌어졌던 일들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었지만
원장 '박인근'은 다른 죄목으로 2년여 정도의 실형을 선고받았을 뿐이다.
87년 민주화 운동으로 형제복지원은 폐쇄되었지만 박인근은 그 이후로도 승승장구하였다.
박정희정권. 전두환정권이 거리를 정화한다는 이유로
거리의 부랑자들을 한곳에 수용하기 시작했는데 복지원이 그 일들을 맡았다.
형제복지원뿐 아니라 각 도별로 4곳 정도씩 운영되었다고 한다.
수용소에서는 소위 군기를 잡는다는 이유로 매일 구타는 물론이고 성폭행이 자행되었다.
그 후유증으로 정신병을 앓게 된 사람도 상당수다.
복지원이 폐쇄 된 후에도 낙인이 찍힌 이들은 또다른 차별과 인권유린을 경험해야만 했다.
'뉴스타파 M'에서 이 사건을 접하고 책을 구입해서 읽었는데
이 일이 나와 동시대에 일어났던 일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특히나 한종선씨는 나와 같은 또래다.
정부와 이들간의 유착이 빚어낸 이 엄청난 일들이 수면아래에 거대한 몸집을 뉘고 있다.
이제라도 수면위로 올라와야 할 것이다.
한평생의 삶을 깡그리 망쳐버린, 지금도 여전히 사회의 낙오자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피해자들의 신원을 복권시켜드려야 하고 이 사건의 책임자들에겐 엄정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
거리정화를 한답시고 대한문 쌍차 분향소를 기습철거하고 중구청에서 불법화단을 조성해 놨다.
강원도 골프장 건설 문제로 생활터전을 잃어버린 어르신들의 농성장도 기습철거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도 초토화 시키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민낯이다.
곳곳에 펄럭이는 새마을운동 깃발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
이게 대한민국 오늘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