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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발견
오정희.곽재구.고재종.이정록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그리움의 발견
저자 오정희 곽재구 고재종 이정록 출판사 좋은생각

북소믈리에 한마디!
오정희 작가는 특유의 깊은 필치로 유년 시절의 원시적 기억의 이미지 <내 마음의 고향>와 청소년 시절의 추억 <열여섯 살, 그 새벽의 술 한잔>, 청년 시절 겪었던 열병 <이제사 들려오는 메아리> 등을 선보인다. 곽재구 작가는 <냄새, 내가 사랑한 시간들의 춤>, <그 나무가 있는 풍경> 등을 통해 소소한 일상과 국내외 여행 중 마주쳤던 아름다운 순간을 마치 필름 사진을 보여 주듯 부드럽고 섬세한 필체로 펼쳐보인다. 고재종 작가는 자연과 벗 삼은 소박한 삶의 향기를 직설적이고 날카로운 문체로 써내려가고, 이정록 작가는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진한 향기로 그려보인다

그리움을 주제로 한 4명의 작가들이 각자 다른 목소리로 만들어낸 산문집이다 잠시 목차를 보자면
오정희 - 그리움 하나. 사람 냄새가 풍겨 오다
곽재구 - 그리움 둘. 그리운 낯선 곳으로
고재종 ― 그리움 셋. 자연의 내음 속에서
이정록 - 그리움 넷. 고향, 그 정겨운 향기
즉 그리움의 대상을 사람과 장소,향기,그리고 고향으로 나누어 놓은 것이다
당신에게 그리움의 시작은,어느 순간, 왜, 누가 ,어디가 그리운가를 묻는다면 .........
그리움이라는 것이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에게 그런 감정이 있기나 한 것일까
솔직히 되묻고싶은 말이다
왠지 그리움이란 학창시절 시를 외우던 그 때처럼 우리들의 뇌리에서 사라져가는
간혹 책이나 연애편지를 쓸 때 흔하게 사용하던 그런 의미의 그리움이 아닐까
사실 그런 착잡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움의 코드는 독자들의 어떤 코드와 서로 맞아
어떤 그리움의 발견에 진정으로 동의할 수 있을까
그리웁다는 말은 멀리 떨어져있음으로 발생한다
그것이 일정한 시기가 될 수도 있고 다시 만나지못하는 싯점이 될 수도 있으며
모태부터 시작된 듯한 아련하고 간절한 상이 없는 무상의 관념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의 작가들이 보여주는 그리움의 실체는 아련한 고향에 관한 그리움이나
우리들이 결코 깨닫지못하고 살아가는것뿐
사실 언제나 누구나 마음속에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소한 습관처럼 생각하고 맛보고 겪고 일상속에서 존재하는 우리들만의 감성이다
즉 추억을 공유하고 서로 같은 하늘,같은 땅에서 살아온 이들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의 구심점이기도 하며 정서적인 집결체 라고도 할 수 있겠다
글이란 바로 그런 감정을 실제로 문자화하여
우리들의 마음이 흔들려 동의하게 하는 그런 힘 아니겠는가
어머니에 대해서 고향에 대해서 우리 인간의 근본안에 자리잡고 있는
원초적인 도덕적 인식이나 인간에 대한 바른 이해와
사랑들이 행하여지는 순간을 바라볼때 혹은 그런 이들을 만날 때
사랑하고 그것을 기억하는 일 바로 그것이 그리움의 시작이다
사랑하지않았다면 기억에 남지않을 것이요 그리워할리 만무하다
결국 네 명 작가들의 그리움에 대한 산문은 자신이 사랑한 대상에 대한 이야기 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다보면 함께했던 장소가 그리울 것이고
그곳의 바람과 하늘과 배경까지 생각날 것이며 그런 기억들이 어우러져 그리움의 창고가 된다
설명이 필요없는 우리들의 고향같은 포근한 장소와 돌아가고싶은 곳
언제나 만나고픈 사람이 생각나고
결국 그런 모든 것들이 생각나고 보고픈것, 그리움이다
젊은 시절에 무슨 그리움이 있겠는가
삶 역시 한 구비를 돌아 중년을 지난 연배가 되어
그리워할 대상이 있는 세대라면
그리워함으로 마음의 조용한 틈새를 만들어
그곳에서 쉬고 다시 삶을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이 책은 독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갈 길을 찾아 떠나는 철새를 올려보는 마음처럼
모든 이들이 제 자리를 찾아 안주하고 그 모두에게 평안해지는 길을 인도해준다
추억을 불러 나를 정비하는 질서정연한 흐름속, 자연의 순리처럼
따뜻한 작가들의 시선은 바로 이 책속에 숨겨진 또 다른 보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