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의 발소리

술래의 발소리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6월

술래의 발소리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  

 6편의 단편들을 묶어 하나의 완성된 소설집으로  만든 술래의 발소리

연결되는 고리라면 6편의 단편 모두에 s라는 이니셜의 미스테리한 인물이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소설집의 장르는 미스테리 호러 괴담

제 141회 나오키상 후보작으로 올라있는 미치오 슈스케의 술래의 발자욱

이 소설집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은 인간의 내면 깊숙하게 감추어진

한 마리의 짐승처럼 이빨을 으르릉 거리며 표효하는 악마성

바로 그 어둠에 대한 고발이며

악마성의 끝 , 그리고 묘하게 동조되는 범죄와 공포속으로 우리들을 인도한다

 

방울벌레
짐승
요이기츠네
통에 담긴 글자
겨울의 술래
악의의 얼굴

그리고 하나의 단편마다 비슷하게 등장하는 사람 s, 하늘을 날아다니는 까마귀,

시간이 부재,마음속에 스멀거리는 어둠속의 감추어진 욕망들을

작가는 아주 미스테리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속삭이듯이

한걸음 한걸음 인식시키고 각인시켜 결국 뒷통수를 내려치듯 결말을 던져놓는다

아마도 까마귀의 등장은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나 공포의 예고편같은 것

슈스케의 소설은 단편으로서의 완벽한 플롯을 갖춘

구조적으로도 내용상으로도 깔끔하고 매끄럽다

생각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그는 아주 조용하게 우리들의 허를 찌른다

상상할수도 없는 순간에 혹시 하고 생각했던

그 카드를 그는 벼락처럼 우리에게 밀어부친다

그 황당하고 공포스럽고 두려운 대면

바로 술래의 발자욱 전체의 작품에서 보여주는 극단적인 공포의 예이다

거기에 괴기스럽고 미스테리한 날조된듯

아주 오래전의 귀신이야기 같기도 한 기법

그리고 무심한듯 툭 던지는 마지막 멘트가 불러오는 끔직한 상상

깜짝 놀라 내가 놓친 힌트를 찾아 , 아니 인간의 내면의 소리를 찾아

다시 이야기의 앞부분으로 거슬러가게 만든다

두 번 읽으면서 다시 한숨을 쉬게 되는 소설들이다

곳곳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슬쩍 던져 놓은 트릭같은

비밀스런 말이나 풍경 혹은 배경들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작가의 소설은 바로 그런 건방진 기교에 매료되는

독자와의 한 판 승부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생각한다

왜 이 소설집 전제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공포보다는 애잔한 슬픔이 더 강한가

그 어느 대목에서도 슬프다,라는 직접적인 화법을 구사한 곳은 없지만

물에 떨어져 확실하게 퍼져나가는 잉크 한 방울처럼 방울방울 슬픈 사랑이 퍼져나가고

애정없는 가족들의 삭막한 권태가 물들어가고 

형용하기 어려운 이해와 오해들이 직조처럼 엮여져

감당할 수 없을만큼 포화상태의 분노와 증오가

더 이상 도망할 수 없는 급박한 살인들이 불러일으킨다

마치 꽃처럼 슬프게 만개하여 그 피빛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이야기

가슴은 두근거리면서 범죄를 향해 한 걸음 다가가는

사람을 등 뒤에서 바라보는 화자는 바로 나

어느새 범죄에 동조하고 공포에 타협해버린 독자를 향해

그는 씨익 웃음을 던지듯 마지막 카드를 던진다

아주 단편을 기술적으로 잘 이용할 줄 알며

야무진 구조와 늘어지지않는 탄력있는 작법도 좋다

참으로 매력적인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