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이안 맥완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1999년 7월
평점 :
절판


이곳에서 금기시 되는 것들이 저곳에선 합법화 된다는 것은 그만큼 삶의 양면적 성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어떤 것도 ‘반드시’란 존재 하지 않는 다는 것. 예를 하나 들자면 안락사 같은 것 말이다. 본인이 원하는 한 죽음을 다른 이에게 부탁하는 것은 아직도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 소설 -암스테르담-만은 예외처럼 보인다. 이안 맥완 이라는 작가가 가진 색깔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암스테르담-은 몰리라는 한 여자에서부터 출발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몰리의 죽음으로 인해 모여든 그녀의 과거 애인들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녀의 최후 남편과 애인들은 서로가 미워하면서도 질기게 엮어져 있다. 이들은 서로의 꼬리를 물기 원하고 물리면서 파멸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들의 관계를 압축적으로 나타내는 -암스테르담-은 굉장히 낯설고 이상한 도시로 마지막에 등장한다. 소위 상류층에 해당하는 네 남자. 사회가 인정한 그들은 강박적인 내면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외부로부터 보여 지는 모습과는 상이한 것이다. 그들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아이와 다름없이 약해 빠졌다. 이런 그들의 정신적 뮤즈로 등장하는 몰리란 캐릭터가 자못 신비롭다. 몰리는 그들의 기억 속에 어렴풋이 존재할 뿐이지만 그들의 전체 즉 소설의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이것은 이안 맥완의 전작 -시멘트 가든-에서의 죽은 어머니와 유사한 것이다. 거기서 남겨진 아이들은 -암스테르담-에선 나약한 엘리트로 변모한다. 그리고 그들은 어느새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다. 슬프게도 그들의 어머니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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