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하루하루의 모험으로 이루어져 있다. 젊은 폴 오스터는 한 시간이라도 그 모험을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기회를 만든다. 그의 에세이 -빵굽는 타자기-는 신선함 깨달음을 맛보게 해준다. 현재 영어권 작가중 중요한 인물로 손꼽히는 오스터는 처음부터 자신을 성공하지 못했다는 전제에서, 즉 작가가 되기 위해 경제적 고충은 고려하지 않아 과오를 낳았다고 시인한다. 젊은 혈기와 호기심으로 똘똘 뭉쳐졌던 그는 세상의 무수한 일을 경험하고자 했다. 꼭 돈을 염두했다기 보단 억척같은 삶의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보고 들으며 다양한 삶의 모습에서 배움을 얻는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권력이란 절대적인 것이므로 오스터 역시 생존을 위해 잡다한 일들을 하게 된다. 번역부터 액션 베이스 볼이라는 게임의 아이디어까지.(안타깝게 이 게임은 아이디어로 끝난다.) 무엇보다 그가 궁핍한 시절을 다 겪은 작가, 그러니까 여러 사정에 의해 쉽게 전업 작가가 되지 못했다는 점이 그를 더욱 인간적인 작가처럼 보이게 한다. 어느 나라에서건 작가가 되기란 힘들고 외로운 법이란걸 다시 한번 증명해 준 사례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렵고 자의식이 강했던 젊은 날은 훗날 작가 폴 오스터를 탄생시켰다. 의미심장한 결과이다. 그의 체험들은 멋지고 좋은 본보기다. '나는 원기 왕성했고, 머리는 착상으로 가득 차서 터질 것만 같았고, 발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서 근질 거렸다.' -폴 오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