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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슬픈 노래의 제목을 뜻하는 <N.P>는 우울하고 예쁜 정서로 이루어져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소설집 -키친-에서 보여주었던 아기자기하고도 설레이는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면서도 남겨진 아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했을때 타파되지 않으면 안되는 금기들을 좀 더 자세히 깔아놓았다. 어른들이 부재한 공간에서 외롭게 금기와 맞서는 아이들은 더욱 힘겨워 지고 그 만큼 성숙해져 간다.
근친상간이라는 다소 위험수위의 소재를 요시모토 바나나식으로 최대한 살려놓은 이 소설의 또하나의 장점은 흡인력이다.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까지 막힘없이 유연하게 읽힌다. 물론 재미있기 때문이지만 이 책만의 정서는 누구나 한번쯤 느껴본 기억 너머의 것이기에 친숙한 동질감이 흐른다. 게다가 미지의 소녀를 감싸고 있는 한 소년의 순애보는 투명함 그 자체다. 마지막 그 투명함을 확신할 쯤엔 슬픔이 기묘하게 확산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설레이면서도 우울한 이 모순된 교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