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외국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199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키는 군더더기가 없는 사람이다. 그의 수필집 -슬픈 외국어-는 그것을 증명한다. 솔직하고 어떨땐 날카롭게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원하던 곳인 프린스턴이건 다른 곳이건 이방인으로써 살아간다는 것은 여간 힘든일이 아닐것이다. 하지만 하루키는 그 어려움과 한번씩 마주 치는 당혹스러움을 몸소 체험하고자 하였다. 그의 말대로 그는 인간적인 작품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고, 여러 가지의 상황들을 유영하길 바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극단적인 삶의 추구, 그런 것은 아니다. 하루키는 평범한 삶 자체를 즐기며 지적 탐구를 일상에 결합시켜 관찰해 나간다. 그래서 그는 안일한 자신의 나라 밖으로 뛰쳐나와 유목하는 것이다. 그것은 힘든 만큼 하루키를 알찬 작가로 만드는 거름의 역할을 한다. 시골에서 어떠한 잡음도 끊고 경건한 소설쓰기에만 매진하는 마루야마 겐지완 정반대의 방식이다. 사고가 자유로운 그를 만나는 내내 즐거웠다. 그의 솔직함에 얼마나 크게 웃었는 지 모른다. 누가 하루키를 시대의 유행이라고 했는가. 하루키는 유행이 되기엔 너무 본받을 것이 많은 작가이고, 그가 택한 삶의 치열한 열정이 무수한 젊은이들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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