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라
토니 모리슨 지음 / 을유문화사 / 199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바닥촌엔 흑인들이 살고 있다. 모리슨의 술라는 이 바닥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크게 1, 2부로 나뉘어져 있는 이 소설은 1부는 바닥촌 사람들을 중심으로 2부는 술라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모리슨의 소설이 그러하듯 이 소설도 인간에 대한 애정과 동정과 향수가 담겨져 있다.

자살일을 정해 두고 매년마다 행진을 하는 기묘한 샤드랙, 코딱지를 후비는 아직은 어리고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치큰 리틀, 항상 우아하고 담담해 보이지만 바닥촌을 떠나자마자 여느 흑인속에 파묻히는 것을 두려워 하는 헬렌 와이트, 피붙이같이 모여다니는 듀이들, 비밀을 간직한 에바 피스, 그리고 기타 사람들.., 그리고 특별한 여자 술라 피스와 같은 동전의 다른 면인 넬.

술라를 읽다 보면 모리슨이 그렇게 특별하다고 앞세워 놓은 술라가 과연 그녀의 말처럼 강한 여인인지 의문이 간다. 술라가 특별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어느 곳에도 종속되길 원치 않고 분명히 행동했던 술라가 어느 순간 자신도 여자이고 싶은 욕망을 느끼고 한 남자에게 속하길 원할때.. 그리고 그가 술라를 떠나자 병들어 죽는다는 결론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이건 어쩌면 보여지는 일차적인 외피일지도 모르겠다. 진정하게 생을 느끼고, 고통을 느끼면서도 바닥촌과 더불어 살아가는 술라의 짝인 넬은 참으로 강한 여인이었다. 술라가 죽음으로써 넬이 살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영혼의 짝처럼 함께 숨쉬고 느끼기 때문이다. 피부색을 초월해서 사람이라는 주제를 뚜렷히 내세우는 모리슨은, -술라-에서도 어기없이 내 이웃과 같은 사람들의 체취가 숨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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