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만의 나라
샬롯 퍼킨스 길먼 / 지호 / 1995년 6월
평점 :
절판


길먼을 처음 알게 된것은 누런 벽지라는 단편을 통해서 였다. 섬뜩한 자아 반영과 여성 현실을 1인칭 내면체로 서술한 이 소설은 짧지만 강렬한 느낌을 주었고, 그녀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 느낌은 길먼의 장편 -여자만의 나라-에서도 나타난다.

-여자만의 나라-는 페미니즘 유토피아 소설이라는 장르를 차용하고 있다. 미국 남자 3명 [그들은 친구인 동시에 정형화된 세 부류의 남자들이다]이 여자만의 나라, 허랜드에 들어간다. 그곳은 고도의 문명을 지닌 선진국이며, 천국과도 같은 곳으로 묘사된다. (모든 나무는 과실류이며, 여서들은 상냥한 사람들이고 지나치게 이성적이며 총명하다. 또한 처녀생식으로 아이를 낳아기른다. 모성은 숭배시되는 종교이다.)

이 소설은 벤의 관점으로 그러니까 이방인, 철저한 남성의 관점에서 보여진다. 비단 모든 사회가 다 그렇겠지만 남성화의 대표격으로 미국을 정해두고 그 반대편엔 허랜드가 존재한다. 벤의 눈에 비친 허랜드는 미국가 비교되는 것 자체가 오류인 월등한 우등 국가이다. 길먼을 자신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한 나라를 허랜드로 통해 제시한다.

여성 내면을 심미적으로 만들어 놓은 이 나라는 단 수녀의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이 나라 국민들은 성적으로 너무 무지하고, 성이란 단지 방종의 개념뿐인 그런 나라. 여성끼리 몇 백년을 생활해 왔으나 동성애란 것은 상상 조차 할 수 없는 나라. 순결도를 따지자면 소돔 반대편에 딱 이 나라가 있다. 물론 여기서 제시된 허랜드는 분명 옳다. 여성은 여자의 개념보다 인간으로 더 큰 개념을 가진다는 결론은 훌륭한 납득 요인이다. 그러나 성적으로 떨어져 있는 그들은 꼭 외계인들처럼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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